"스마트폰 부진 돌파구 마련…기술력으로 승부 걸어야"
LGD, OLED 1조 추가 투자
[ 남윤선 기자 ] 구본무 LG 회장(사진)이 위기돌파의 해법으로 ‘과감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내걸었다. 남들보다 잘하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 높은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시장 선도’를 유지하자는 주문이다.
구 회장은 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3분기 임원세미나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사업에 대해서는 조직의 모든 힘을 모아 철저하게 실행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치열한 경영환경에서 우리가 가져가야 할 과제들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세부 계획을 구체화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LG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승부를 걸어야 할 사업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시장을 확대하자는 뜻”이라며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빠르게 변하는 외부환경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최근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주가는 이날 4만6650원으로 마감해 올해 고점인 지난 1월27일(6만4300원)보다 37% 떨어졌다.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TV는 유럽과 남미의 환율 영향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게 시장의 냉담한 평가다.
LG전자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비수기인 1분기와 마찬가지로 3000억원대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컨시장이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TV를 맡고 있는 HE사업본부가 수백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영향을 받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의 주가도 올 들어 계속 하락세다.
구본준 부회장은 이날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이 주가에 대해 묻자 “빨리 자리를 떠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판매량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유럽 등지에서 환율이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이 같은 위기를 ‘잘하는 분야에서의 과감한 투자’로 극복하자고 주문했다.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1조원 정도의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대형 OLED 패널을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고, 애플 아이워치에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며 중소형 분야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영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산업재해 예방에 대해 강의했다. 구 회장은 “각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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