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그리스, 복지과잉으로 망해…한국도 위험"

입력 2015-07-08 20:38  

회의·행사 때마다 연일 언급
작년 말 나랏빚 1200조
재정 건전화 정책 역설

경남, 전담부서 신설
2017년 '채무 제로' 목표



[ 김해연 기자 ] “그리스를 봐라. 복지 과잉으로 나라가 망했다.”

홍준표 경남지사(사진)는 요즘 들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그리스 사태를 자주 언급한다. 실·국·원장 회의는 물론 외부 행사에서도 이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지난 3일 열린 경남도청 서부청사 기공식에서도 4000여명의 참석자를 향해 그리스 사태를 언급했다. 홍 지사는 “디폴트로 선진국이 파산하는 일이 생겼다”며 “좌파정권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복지 과잉으로 나라가 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도 위험수위에 왔고 지난해 말 국가채무는 1200조원, 거기다 공기업 채무도 1000조원에 달한다”며 “우리나라 올해 예산이 390조원가량인데 1년 예산을 한푼도 쓰지 않고 굶으며 갚아도 5년이 걸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지사가 이처럼 그리스 사태를 거론하는 이유는 자신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경상남도 재정 건전화 정책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홍 지사는 취임과 동시에 고강도 재정 건전화 정책을 폈다. 전담부서인 재정점검단을 신설한 데 이어 곧바로 채무감축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2013년 1월 기준 1조3488억원인 경상남도 부채를 2017년 말까지 6880억원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후 도는 세출 구조조정과 거가대로 MRG(최소운영수익보장) 재구조화, 진주의료원 폐업, 출자·출연기관 구조조정, 사회복지 분야 특정감사, 전시성 사업 폐지 등 대책들을 쏟아냈다. 진주의료원 폐업 등 몇몇 대책은 반발이 심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 끝에 2년3개월 동안 7600억원(이자 포함)의 부채를 갚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방예산 효율화 사례발표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경상남도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10.9%로 전국에서 가장 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남도는 올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12년 만에 처음으로 빚 없는 예산을 짰다. 홍 지사는 “빚을 내 빚 갚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재정 건전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임기 내인 2017년 말까지 애초 계획을 넘어 채무 제로(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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