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불확실성 증대 속 성장률 하향…'수출부진·메르스·가뭄' 삼중고"(종합)

입력 2015-07-09 13:17  

[ 채선희 기자 ]

소비 등 경제심리, 메르스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가계부채, 금리로 대응할 사안 아냐…종합대책 이달 중 발표
중국 증시 폭락, 국내 수출 수요와 직결될 수 있어…모니터링 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가 성장 경로에 있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 여파가 상당히 컸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통위는 7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에서 동결하고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8%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0.9%를 유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0.4%로 떨어졌다"며 "가뭄과 메르스 사태로 인해 생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특히 개선흐름을 나타내던 소비가 6월 들어 큰 폭으로 감소하고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위축됐다"며 "메르스 사태 缺?수준으로 회복되지는 못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메르스 사태에 더해 가뭄과 큰 일교차를 동반한 고온 현상 등으로 농업 생산이 부진했던 것도 경기 회복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3분기 이후부터는 일시적 충격에 대한 영향이 줄어들면서 다시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우려감을 드러냈지만 "금리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는 규모도 문제지만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유의해서 심층적으로 분석해왔다"며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부작용, 초래할 위험 등에 대해 정부와 국회 등에 경고 메시지를 쭉 보내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가계부채 문제는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고 중앙은행 혼자 해결할 문제도 아니다"며 "올해 정부 등 관계부처와 가계부채 협의체가 구성돼 많은 회의를 했고 관련 대책은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외적으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 중국 증시 폭락 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대되는 점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폴트 위기에 빠진 그리스 상황에 대해 예측할 순 없지만,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 될 경우엔 우리나라도 자본시장 변동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

그는 "그리스를 통해 한 국가의 경제 체질을 튼튼히 하고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됐다"며 "힘들더라도 구조 개혁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사례"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한은은 최근 중국 증시가 폭락을 거듭하며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점을 면밀히 모니터링중이다.

그는 "국내 증시 체질이 거품 논란이 있는 중국 증시와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국내 경제와 중국 경제의 상호 연관성은 매우 높다"며 "중국 증시 폭락이 가져올 파급효과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증시부진은 내수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국내 수출 수요와 직결될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중국 증시를 포함한 경제 전반 상황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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