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베트남과의 FTA 비준 서둘러야

입력 2015-07-09 20:38  

"상품 경쟁력·시장확대 도울 FTA
수출 활력 되찾는 촉매역할도 기대
하루라도 빨리 발효되도록 해야"

김정관 <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



수출전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한국 경제가 고비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한 수출이 올 들어 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지속, 환율불안, 그리스 사태 등 불리한 대외 환경을 극복하고 한국 기업들의 신시장 개척 및 대외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한국은 지난해 하반기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는 베트남, 구매력이 큰 뉴질랜드 등 3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다. 이들 FTA는 모두 정식 서명을 거쳐 지난달 4일에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아직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FTA가 수출을 회복시키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어려운 대외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비즈니스 여건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에 발효를 서둘러야 한다.

먼저 우리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FTA가 조속히 발효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FTA 관세 감축 및 철폐는 발효일에 한 번 발생하고 이후 매년 1월1일 발생構?된다. 예를 들어 관세철폐 기간이 5년인 상품의 경우 한·중 FTA가 올해 안에 발효되면 발효일에 한 번, 수개월 뒤인 내년 1월1일 다시 한 번 관세가 인하되고, 2019년 1월1일이면 관세가 철폐된다. 하지만 내년 초로 발효가 미뤄질 경우 관세 철폐는 2020년 1월1일까지 1년 지연된다. 올해 안 발효와 내년 발효는 발효일 차이가 불과 수개월이지만 관세 철폐 일정은 1년이나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한·중 FTA의 연간 관세 절감 규모를 감안하면 관세철폐의 1년 지연 비용은 54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FTA 발효 이후 2년 이내 추가 자유화를 위한 후속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FTA의 발효가 빨라질수록 세계 2위인 중국 서비스시장 개방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또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도 FTA 발효가 시급하다. 아직까지 중국은 한국의 경쟁국인 일본, 미국, 유럽연합(EU) 등과는 FTA를 체결하지 않고 있다.

베트남은 아세안 10개국 중 한국과 무역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경제협력관계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다. 올해 기준으로 베트남은 한국의 4위 수출국이며 전체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 대한 수출은 5월까지 20% 이상 증가했다. 베트남은 인구 9000만명으로 시장규모 자체가 클 뿐 아니라 인구의 60%가 30대 이하 젊은 층으로 소비력이 왕성한 시장이다. 베트남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베트남 FTA는 기존 한·아세안 FTA보다 양허수준을 높이고 원산지 기준도 개선해 FTA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뉴질랜드는 경제규모는 크지 않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달러를 넘는 구매력 높은 시장인 반면 제조업 기반은 취약해 한국의 수출 확대 잠재력이 크다. 한·뉴질랜드 FTA는 상품 분야 이외에도 서비스, 투자, 인력이동, 농림수산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최근의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환율 안정 노력 등의 단기적 대책과 함께 한국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와 산업체질 개선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산업 구조조정 등 중장기적 성장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FTA는 한·미 FTA 등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무역 확대 및 경쟁을 통한 기업 체질 개선의 매우 유효한 수단으로, 수출이 활력을 되찾는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와의 FTA가 빠른 시일 내 발효돼 한국 수출에 다시 희망의 빛이 비치기를 기대한다.

김정관 <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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