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가, 오로지 수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헤지펀드에 돈을 넣은 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세계 국부펀드와 연기금 상당수가 엘리엇에 투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KIC는 2010년부터 대체투자를 늘리면서 전체 자산 860억달러 가운데 26억달러를 엘리엇 등 20여개 헤지펀드에 투자 중이다. 하지만 헤지펀드가 국내 간판기업을 공격하는 데 한국의 국부펀드가 돈을 댔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KIC는 법에 따라 국내 주식 투자가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헤지펀드를 통해 우회 투자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도 없다.
논란을 빚자 KIC 측은 엘리엇이 단순히 차익만을 노려 삼성을 압박하고 이른바 ‘먹튀’를 하려 한다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IC의 투자금이 국내 기업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됐다는 점에서 국부펀드란 이름이 낯부끄럽다. 엘리엇은 이미 잘 알려진 ‘행동주의 펀드’다. KIC는 설립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고, 더구나 나라의 빚을 내서(외평채 발행자금으로) 투자하는 기관이다. 이런 터에 헤지펀드를 통해 편법이나 일삼는다는 것이 말이 된다는 것인지. 이러자고 KIC를 설립했나. 당장 투자금을 회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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