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콘텐츠 고봉(高峰)이 없다…한국과 합작이 질 높이는 지름길"

입력 2015-07-09 21:10   수정 2015-07-12 16:31

한경·장쑤방송그룹 '스토리 공동개발 프로젝트' 설명회

콘텐츠 제작 기관·기업·학교·개인사업자 등 참가 대성황
스토리 개발·전문가 교육·촬영 제작 등 교류협력 확대해야



[ 김보영 기자 ]
“중국 드라마 ‘후궁견환전(옹정황제의 여인)’은 90억뷰를 넘겼습니다. 한국 작품 가운데 중국에서 30억뷰를 넘은 작품은 ‘별에서 온 그대’가 유일해요. 그 다음으로 ‘상속자들’이 선전했고, 나머지는 1억~2억뷰에 불과합니다. 중국에 진출하려면 콘텐츠시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김원동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 대표)

9일 오후 2시 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에서 한·중 스토리 공동개발 프로젝트 사업설명회가 열렸다. 한국경제신문이 중국의 장쑤방송그룹과 함께 진행 중인 스토리 공동개발사업을 심층적으로 소개하고, 중국 내 콘텐츠 동향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경기콘텐츠진흥원, 단국영화콘텐츠대학원, 한국방송작가협회 등 콘텐츠 제작 기관·기업·학교와 개인 제작자 100여명이 참가해 투자비율, 콘텐츠 합작 동향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高原만 있고 高峰은 없다”

중국은 올해 들어 정부 차원에서 콘텐츠 육성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문화예술의 번영과 발전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근본적인 것은 중국 민족과 시대에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창작하고 제작하는 것”이라며 문화콘텐츠 육성을 강조했다.

중국 내 콘텐츠 제작·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정보기술(IT) 인프라와 모바일산업이 발달하면서 영화·드라마·TV프로그램·웹툰·게임 등 콘텐츠사업은 급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은 드라마 429편(1만5893시간), 장편영화 618편, 애니메이션 2000시간 분량을 제작했다.

양은 늘었지만 ‘질’에 대한 고민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방송총국(이하 방송총국) 국제합작사는 중국 내 신문출판·방송영상과 저작권 분야의 대외 교류와 협력을 주도하는 곳이다. 마리(馬黎) 국제합작사 사장은 “‘고원(高原)’만 있고 ‘고봉(高峰)’은 없다는 점을 중국 내 콘텐츠 관련자들이 서서히 깨닫고 있다”며 “소재 중복, 표절, 모방, 엉성한 제작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마 사장은 “중국 정부는 질적 성장을 위해 ‘국가 영화 우수작 특별자금’ ‘샤옌(夏衍·중국 극작가)배 극본공모 행사’ 등 다양한 펀딩·행사를 기획해 우수한 작품을 발굴하고 있다”며 “대학과 함께 청년 영화 시나리오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젊은 창작 인재도 육성 중”이라고 말했다.

○中, 합작 콘텐츠로 ‘점프업’ 모색

중국 측은 콘텐츠의 질을 조속히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한·중 합작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 사장은 “올해 KBS에서 제작한 시사 다큐멘터리 ‘슈퍼차이나’를 봤는데 한국의 글로벌 시야, 촬영·제작 기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중국 영상 창작은 양적 규모에서 질적 향상 위주로 전환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마 사장은 이어 “양국 업계가 전문가 교육, 콘텐츠 개발, 촬영 제작 등 다양하고 깊이 있는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서로 더 이해하고, 더 많은 좋은 작품을 공동창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영상 프로그램 등과 관련해 한·중 양국 교류는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다. 극본 창작과 촬영, 제작 등의 여러 분야에서 깊이 있는 협력이 시도되고 있다. SBS와 중국 저장위성TV가 공동제작한 ‘런닝맨’, MBC와 후난위성TV가 함께 만든 ‘아빠 어디가’ 등이 성공 사례다. 올해 중국 신년맞이 영화로 상영된 중국판 ‘수상한 그녀’인 ‘중반20세’는 3억5000위안(약 600억원)에 달하는 관람료 수입을 거두며 중국 내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7월 시 주석 방한 때 양국 정부는 영화 공동제작 협정을 맺었다. 방송 분야 합작 양해각서도 맺었다. 한경은 다음달 중 해외시장을 공략할 스토리 20편을 선정해 10월 중 스토리 제작 지원을 위한 비즈니스 매칭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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