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안정적 전력공급
[ 김재후 기자 ]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경기 안성과 용인에 10일 설치됐다. ESS는 전기를 충전해 비축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대규모 외장용 배터리다.
이날 안성과 용인에 설치된 ESS의 규모는 각각 2만8000㎾, 2만4000㎾다. 한국전력이 570억원을 투자했고 삼성SDI, LG화학, LS산전, LG CNS 등 대기업과 코캄 이엔테크놀로지 우진산전 헥스파워 우진기전 카코뉴에너지 등 중소기업들이 ESS 개발과 설치작업에 참여했다.
한전은 용인과 안성을 비롯해 충주 화순 김제 경산 울주 등에도 ESS를 설치하기 위해 2017년까지 3년간 총 568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ESS 발전 규모를 총 50만㎾로 늘린다. 원자력발전소 한 기의 대략 절반 규모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 12월 경북 경산에 4만8000㎾ 규모의 ESS 시설이 준공될 예정인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했다.
ESS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다. 전력 수요는 예고 없이 늘거나 준다. 지금까진 발전소의 발전량을 조절해서 균형을 맞췄다. ESS 보급이 확대되면 저장된 전기를 빼 쓰는 방식으 ?대응할 수 있다. 대규모 공장들이 몰려 있는 수도권과 가까운 안성과 용인에 ESS 시설이 먼저 들어선 이유다.
기존 발전소의 출력 효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통상 화력발전소는 비상시를 대비해 최대 출력의 95% 정도만 발전하고, 나머지 5%는 예비로 남겨 둔다. 하지만 대규모 ESS가 설치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화력발전소가 굳이 최대 출력을 떨어뜨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석탄화력발전의 출력을 100%로 올리면 국내에서 50만㎾가량의 전력을 더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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