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이 살린 골목시장] 전화 한 통이면 회식·야유회 맞춤음식 배달…매출 40% 늘었다

입력 2015-07-10 22:06  

골목시장 주말 나들이 (3) 서울 망원시장


[ 강창동 기자 ]
서울 당산동에 사는 주부 노경아 씨(47)는 매달 둘째주와 넷째주 일요일 오후면 차로 10분 거리인 망원시장으로 장보기에 나선다. 대형마트의 정기휴점일을 맞아 망원시장에서 평소 물건 값의 절반 이하로 파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노씨는 지난달 28일에도 망원시장에 들러 돼지고기 뒷다리(불고기용 600g)를 1500원에, 고칼슘 우유(900mL)를 900원에 샀다. 평소 가격의 3분의 1이다.

대형마트 못지않은 과감한 마케팅

망원시장은 2012년 대형마트 두 개가 인근에 문을 연 이후 그들과 경쟁하며 마케팅 실력을 키워왔다.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게 된 기폭제는 ‘망원시장 난리났네’라는 이름으로 2013년 3월 연 판촉행사다. 인근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와 알타리무 오징어 등 신선식품 15가지 품목을 팔지 않겠다는 상생협약을 체결한 이후 처음 연 행사였다.

평소 가격의 20~30%로 나오는 행사상품 10여개는 대형마트의 ‘로스리더’(고객 유입에 역점을 두고 원가 이하로 파는 상품)와 같은 위력을 발휘했다. 서정래 망원시장 상인회장은 “시장 안에 자리잡은 슈퍼마켓은 판촉행사 때 매출이 평소의 두 배에 달하며, 시장 전체적으로는 행사에 따른 매출상승 효과가 40%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13년 5500명이던 하루 이용객 수도 지난해 7000명으로 27% 급증했다. 로스리더 상품을 앞세운 기업형 마케팅 전략은 망원시장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았다.

회식 배달서비스 ‘걱정마요 김대리’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음식배달 서비스인 ‘걱정마요 김대리’는 전국 전통시장에서 벤치마킹하러 찾아온다. 기업이나 단체에서 자주 하는 다과회 회식 워크숍 야유회 때 필요한 음식을 요구하는 대로 손질해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전문 케이터링업체가 커버하기 힘든 사내 행사 때 유용하다.

시장 안 86개 점포에서 다양한 상품구색을 맞출 수 있고, 가격도 전문업체의 절반 정도여서 한 번 이용하면 단골이 되는 소비자가 많다. 김성수 상인회 매니저는 “포도나 사과는 미리 씻어서 깎고, 족발은 뼈를 발라 살코기만 보내는 등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해주니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신청 기업과 단체가 많아 지난해 8월 시작한 뒤 74곳의 단골고객들에게서 1억2000만원의 매상을 올렸다는 게 시장 측의 설명이다.

권우실 국민연금공단 서울지역본부 대리는 “두 달에 한 차례 70여명이 참여하는 다과회를 하는데 과일 족발 튀김 등을 모임 성격에 맞춰 손질한 뒤 사무실에 세팅해준다”며 “20만~30만원과 전화 한 통이면 사내 행사를 해결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이후 다과회 준비 스트레스가 사라졌고, 직원들의 반응도 좋다는 게 권 대리의 설명이다.

1~2인 가구용 상품·서비스로 차별화

2013년 9월에 시작한 ‘장보기 서비스’도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상인회 사무실 콜센터에 장보기 서비스를 요청하면 배송센터 도우미가 대신 장을 보고 집에까지 배달해준다.

이런 서비스는 중곡제일시장 등 일부 다른 골목시장에서도 하고 있다. 하지만 망원시장의 장보기 서비스는 ‘맞춤형’인 점이 특징이다. 서 회장은 “생선을 두 토막 내 달라든지, 소금 간을 많이 쳐 달라든지 하는 요청대로 손질해주기 때문에 대형 마트의 택배서비스보다 편리하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장보러 나오기 힘든 임산부나 노약자들은 다양한 주문을 하면서 단골 가게를 지정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망원시장에서는 신용카드는 물론이고 대중교통 이용시 쓰는 티머니로도 결제할 수 있다. 총 87개 점포 중 44곳에서 티머니를 받는다. 한 점포에서 1만원 이상 구매하면 대중교통 환승할인 금액인 1000원을 깎아준다. 할인율이 10%인 셈이다.

망원시장은 1~2인 가구가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앞으로는 과일 쌈 등의 소포장 패키지 상품 개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서 회장은 “인근 망원동 합정동 연남동에는 1~2인 가구가 55%에 달하고, 서교동은 1인 가구가 68%”라며 “이들 소가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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