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효율적 이용 위해서 '물관리기본법' 제정해야
정우택 < 국회 정무위원장 wtc21@naver.com >
지난 6월 최악의 가뭄으로 전국의 논바닥이 쩍쩍 갈라졌다. 농민들의 마음도 바짝 타들어 갔다. 하지만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안엔 물이 찰랑찰랑 넘치고 있었다. 체계적인 물 공급과 관리 계획이 없다 보니 물이 넘쳐나도 활용을 못 한 것이다. 태풍 북상에 따른 비가 해갈에 도움이 될 거란 예상도 있지만, 물 관리 문제는 여전하다.
이렇게 된 원인은 4대강 사업 완료 후 관개수로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 16개 보 안에 물을 가둬 뒀어도 가뭄 때 농경지까지 물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물 관련 기관 중 어느 곳도 4대강 용수공급 계획을 통합 관리하는 곳이 없었다. 이에 통합 물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
통합 물관리는 지속가능한 물 이용을 위해 수량과 수질, 생태 등을 고려해 수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물 이용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는 ‘생태의 評?rsquo;, 경제재로서 물을 이용할 때 효율성이 입증돼야 한다는 ‘경제의 원칙’, 물은 공유자원으로서 모든 국민이 골고루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공평의 원칙’을 기본 이념으로 한다.
한국은 지역적 혹은 계절적 강수량의 불균등과 기후변화에서 오는 변동성, 부처별로 다원화된 물 관리 법과 제도 등으로 공급 측면에서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사회 발전과 함께 깨끗한 수자원을 공평하게 이용하는 ‘기본적 욕구’에서 친수(親水) 공간을 활용하는 ‘문화적 욕구’, 에너지 및 식량 생산 등과 연계하는 ‘활용적 욕구’까지 날로 다양화되고 있다.
우리에겐 수요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환경에 맞춰 다음 세대에게 안전하고 안정적인 수자원을 물려줘야 한다는 중차대한 의무가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통합 관리 측면에서 ‘물관리기본법’ 제정을 통한 미래지향적 수자원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유역 단위의 통합 계획 및 운영 기반을 강화해 물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원칙 정립은 성공적 통합 물관리를 위한 선결조건이다. 분산된 물 관련 법 체계를 우선적으로 통합하고, 정부와 시민사회, 전문기관 등이 협력해 미흡한 점을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 진정한 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정우택 < 국회 정무위원장 wtc21@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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