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덤 마케팅'…"옵션비 거품 뺐어요"

입력 2015-07-13 07:00   수정 2015-07-14 09:11

발코니 확장 선택하면
붙박이장 등 무상 설치

한강신도시2차 KCC 스위첸
발코니 확장비 등 분양가 포함
중도금 무이자 금융 혜택도분양 훈풍에 무료 옵션 경쟁



[ 김하나 기자 ]
건설사들이 모처럼 찾아온 분양 호황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덤 마케팅’에 나섰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나 발코니 무료 확장, 옵션 상품을 무료로 내놓는 등 장기 미분양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혜택을 신규 물량에 적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3.3㎡당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는 이른바 ‘착시현상’을 이용해 분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계약 때는 발코니 확장 비용이나 중도금 이자 등의 부담을 계약자들이 추가로 떠안아야 했다. 실제 올초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 분양된 A아파트(공급면적 111㎡ 기준)는 3.3㎡당 분양가가 999만7000원에 책정됐다. 하지만 발코니 확장비가 3.3㎡당 35만4000원에 이르는 등 총 확장금액이 1200만원에 달했다. 이를 합치면 실질 분양가는 3.3㎡당 1035만원까지 높아졌다.

전세난에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가 늘면서 추가 비용 없이 모든 옵션을 포함한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아파트라면 입주 때까지 목돈이 들어갈 일이 없다. 계약금 외에 옵션에 따른 추가 비용이나 중도금 이자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입주 때 전세금을 빼와서 잔금을 치르면 되므로 부담은 더욱 줄어드는 셈이다.

유료 옵션, 무료 증정으로 변경

김용균 대우건설 분양소장은 “여름철 비수기가 다가오면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옵션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강원 원주시 단계동에 분양 중인 ‘원주 봉화산 푸르지오’는 다용도 칫솔 살균기, 수납형 치아관리기, 전동 빨래건조대 등의 옵션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주방 팬트리(식료품 저장실)와 하이브리드 쿡탑 등 계약자가 웃돈을 주고 선택해야 하는 부대시설도 발코니 확장 때 모두 포함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경기 구리시 갈매지구 C1블록에 공급 중인 ‘구리 갈매 푸르지오’ 계약자에게 발코니 확장 때 전기오븐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계열사인 아이앤콘스는 ‘부천3차 아이파크’에 발코니 확장 때 자녀방에 붙박이장을 설치해주고 있다. 전동 빨래 건조대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두산건설은 서울 도봉구 ‘녹천역 두산위브’ 계약자에게 발코니 확장을 선택하면 전동식 빨래 건조대를 제공하고, 작은방에 붙박이장 한 개를 설치해준다. 우미건설은 충북 ‘청주 호미지구 우미린 에듀 파크2차’의 전용 113㎡ 계약자에게 발코니 확장 때 안방에 붙박이장을 무상 설치해줄 예정이다.

KCC건설이 김포 한강신도시 杵永옜【?분양 중인 ‘한강신도시2차 KCC스위첸’(1296가구)은 추가 옵션 비용이 거의 없다. 발코니 확장비와 중문, 빌트인, 전기쿡탑 등을 분양가에 포함했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도 줬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015만원대지만 추가 비용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주상복합아파트는 발코니 확장비를 분양가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시공의 어려움을 덜고 아파트보다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피하기 위해서다. 부산 부산진구에서 ‘골든뷰 센트럴파크’를 분양하고 있는 삼한종합건설은 이달 말까지 계약 때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확장비를 제공한다. 발코니 확장 때 시스템 에어컨 4개를 모든 방에 설치해준다. GS건설이 부천시 원미구에서 분양 중인 ‘상동 스카이뷰자이’는 인근 시세 대비 3.3㎡당 125만원가량 저렴한 평균 1190만원대의 분양가로 공급 중이다. 발코니 확장이 포함된 분양가여서 실제로는 분양가가 더욱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

중도금 무이자로 금융부담 줄여라

무엇보다 예비 청약자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가격’이다. 역대 최고 경쟁률인 1646 대 1을 보였던 대우건설 ‘대연 파크 푸르지오’는 최근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을 돌파한 부산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웠다. 3.3㎡당 평균 960만원대로 최근 부산 일대에 분양된 단지보다 3.3㎡당 100만원가량 저렴하다. 중도금 무이자(60%) 및 계약금 2회 분납제 혜택까지 적용해 소비자 금융부담을 줄였다.

한양건설이 청주시 흥덕지구에 공급하는 ‘청주 흥덕 한양수자인’은 청주 시내 아파트 매매가 대비 15% 이상 저렴한 3.3㎡당 640만원대로 공급 중이다. 중도금 무이자 및 확정 분담금으로 소비자 금융부담을 줄였다. 강원 삼척시에서 분양 중인 대림산업 ‘e편한세상 삼척교동’도 마찬가지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677만원대인데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했다. 중도금(60%)은 전액 무이자 혜택을 준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지역마다 많은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중도금 무이자 등 일반적인 금융혜택은 물론 빌트인 가구와 가전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건설사들의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다”며 “분양가격이 적정하고 입지는 좋은지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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