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우 기자 ]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던 이발소가 남성들의 ‘핫 플레이스’로 부활하고 있다. 뭔가 촌스럽고 퇴폐적(?)인 이미지로 변질된 이발소라는 말 대신 바버숍(barbershop)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돌아왔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5층에 지난달 26일 문을 연 ‘클럽모나코 맨즈샵’은 남성 패션매장과 바버숍을 결합한 독특한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한쪽에는 해외에서 들여온 고급 남성의류와 잡화가 진열돼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영국 정통 습식면도와 이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버숍이 마련돼 있다.
‘럭셔리 이발소’를 표방한 만큼 값은 꽤 비싸다. 커트가 3만5000원, 습식면도가 3만원이고 두피 마사지는 8만원이다.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 특성을 반영한 2만5000원짜리 숙취해소 마사지도 있다. 스팀타월과 손으로 얼굴과 어깨 등의 긴장을 풀어주는 코스다. 이발이나 면도를 마친 손님에게 새 헤어스타일에 맞춘 옷과 신발, 모자 등을 추천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박병기 롯데백화점 본점 플로어장은 “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의 취향을 반영한 매장”이라며 “남성들이 백화점에 체류하는 시간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동 가로수길에서 루이까또즈가 운영 중인 남성패션 전문매장 ‘루이스클럽’에도 지난달 10일 바버숍이 들어섰다. 마찬가지로 커트 펌 염색 면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머리를 자르기 전 ‘두상별 스타일 컨설팅’을 해주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옷 구두 가방 등에 집중됐던 남성의 소비가 피부와 헤어에 이르기까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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