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가스시대로 진입한 미국

입력 2015-07-13 20:40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석탄을 갱에서 파내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부터다. 석탄은 분포 지역이 고르고 매장량도 석유보다 많아서 화력발전이나 난방 연료로 최적이다. 코크스로 철을 정련하거나 석탄가스·콜타르로 여러 가지 화학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1903년부터 평양사동탄광에서 석탄을 캐기 시작했다. 1950년 전쟁 중에 대한석탄공사를 발족했고, 1966년 석탄 자급자족을 실현했다. 가정용 연료가 나무에서 석탄으로 대체되자 금세 최고의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다.

60년대 연탄파동 이후 유류에 밀렸다가 70년대 석유파동으로 다시 호황을 누리던 석탄은 결국 가스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1989~1996년 폐광된 탄광이 334개나 됐다. 하지만 발전소 쪽에서 보면 아직 입지가 굳건하다. 전기생산의 34.7%나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2027년까지 석탄 비중을 32.2%로 줄이고 원전을 현재 27.4%에서 28.5%로 늘리겠다지만 그래도 순위는 그대로다.

그런데 미국은 벌써 석탄을 제치고 가스시대로 진입했다. 그저께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전체 발전량에서 가스가 차지하는 비율(31%)이 석탄(30%)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2010년 석탄 비율이 45%였던 것을 감안하면 추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2009년 593개였던 화력발전소는 2013년 518개로 줄었고, 석탄발전도 2013년 303GW(기가와트)에서 지난해 3.3GW 줄었다. 올해 12.9GW 더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가스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고 석탄 발전은 그만큼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석탄 생산은 올해에만 7.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석탄 관련 규제가 다소 완화될 조짐이지만, 많은 기업들은 이미 화력발전소 폐쇄 결정을 내렸다.

가스 발전이 늘어나는 것은 ‘셰일 혁명’ 덕분이다. 미국에서 저렴한 셰일가스가 개발되면서 천연가스 생산이 수월해졌고, 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스 인기는 더 치솟고, 석탄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셰일가스 바람이 미국 광업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석탄 시대가 저문 것은 아니다. 2015년 에너지 통계 보고서를 보면 지구촌의 석탄 소비는 1990년대 말부터 더 늘고 있다. 중국 인도 등의 일시적인 수요가 아니라 개발도상국들의 지속적인 수요 때문이다.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차이는 에너지 격차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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