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전인지' 알아본 박문덕 회장

입력 2015-07-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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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KLPGA 대회 때 울고있는 여고생 전인지에
"우리팀 선수로 뛰어주겠나"
전인지와 5년 재계약 맺은 하이트진로 '1500억 효과'
선배 서희경은 캐디 소개



[ 최만수 기자 ] “자네 왜 울고 있나. 이제부터 우리 팀 소속선수로 뛰어보지 않겠나.”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65·사진)은 2011년 10월 KLPGA투어 하이트진로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한 한 여고생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이 여고생은 대회 4라운드 후반까지 깜짝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막판 파3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우승을 목전에서 놓치고 말았다.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던 여고생에게 박 회장이 다가갔다. 박 회장은 프로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은 여고생의 배포와 승부욕을 알아보고 “우리 팀에 와서 열심히 하면 꼭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욕을 북돋웠다. 이 여고생이 13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다.

박 회장은 2002년 클럽700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코스 새 단장을 진두지휘했을 정도로 ‘골프 마니아’로 알려졌다. 요즘도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CC에서 자주 라운딩을 즐긴다.

박 회장의 안목 덕분이었을까. 전인지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하이트진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1500억원에 가까운 브랜드 노출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자체 분석 결과 후원사로서 대회 과정에서 500억~1000억원의 광고 노출효과와 500억원가량의 기업 이미지 제고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미주지역 주류 수출액이 120억원이었는데 전인지의 우승을 통한 광고효과로 수출 등 실적이 최대 30%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는 전인지와 지난 1월7일 재계약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5년간 하이트진로 소속으로 활동한다. 전인지는 다른 기업의 후원 제의도 받았지만 박 회장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겨 하이트진로와 계약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구체적인 후원계약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통상 국내 대회는 우승상금의 50%를 주고 상한선이 별도로 있다”며 “여러 규정을 따져 봐서 전인지에게 별도의 인센티브를 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전인지 외에 김하늘 박준원 서희경도 후원하고 있다. 전미정은 진로재팬이 후원한다. 전인지와 친분이 깊은 서희경은 이번 US여자오픈을 함께한 캐디 딘 허든(미국)을 소개해줬다. 전인지는 오는 23일 블루헤런CC에서 열리는 제16회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 참가할 예정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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