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체인 '후쿠짱' 마사카타 대표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길은…"

입력 2015-07-14 14:42   수정 2015-07-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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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나 소니같은 대기업도 한 번의 위기에 문을 닫거나 휘청거릴 수 있습니다. 규모와 관계없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40여개 점포를 운영 중인 오사카 지역 라면 체인 ‘후쿠짱’을 설립한 마사카타 츠지구치 아스토재팬 대표는 중소 체인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변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스토재팬은 하루에도 수많은 라면 가게가 문을 열고 닫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느리지만 착실하게 성장을 이뤄나가고 있었다. 어느덧 창업 40년을 맞은 마사카타 대표는 2대를 이어가는 후쿠짱을 꿈꾸고 있다.

지난 7일 한국조리학회 오사카 연수에서 마사카타 대표를 만났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조리사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지금까지 음식을 만드는 길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죠. 창업한 지 올해로 만 39년이 됐습니다.”

마사카타 대표는 중졸이다. 일본의 많은 기업가들이 그러하듯 마사카타 대표도 학업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섰고 지금까지 그 일을 이어왔다.

마사카타 대표는 자신이 작은 주방의 조리사에서 한 기업의 대표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시대의 운이 따랐다고 자평한다.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같은 양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다르다는 얘기다.

“제 시대는 세계가 놀랄만한 급속성장의 시대였습니다. 무엇이든 만들어놓기만 하면 팔려나가던 시절이죠. 하지만 버블경제가 끝나면서 일본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예전과 같은 방법으로는 성공할 수 없어요.”

2대째를 생각하는 마사카타 대표에게 자신의 시대가 아닌 ‘자식의 시대’를 읽어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아스토재팬을 그대로 물려주는 것은 의미가 없고 시대에 맞는 토대를 마련한 후 2대에게 ‘바통 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아스토재팬은 ‘준비’가 돼 있었다.

“규모는 작지만 후쿠짱을 시작하며 초반부터 공장과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해 왔습니다. 일본에서도 매장과 공장, 물류센터를 모두 갖고 있는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욕심이랄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글로벌 시대를 맞아 직접 상품개발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건 큰 메리트가 됐습니다.”

하지만 마사카타 대표가 이런 ‘시스템’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유산이 있다. 바로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혁신’의 과정이다.

“혁신이라고 하면 유통 합리화, 생산성 증가, 구조조정 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물론 우리도 그런 것들을 하고 있지만, 진짜 혁신은 말단 직원에서 시작되는 겁니다. 대표이사가 회사의 모든 것을 알 순 없습니다. 매장의 문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매장에 있는 아르바이트생과 직원들입니다.”

아스토재팬은 7년 전부터 600여명에 달하는 전 직원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개선점은 무엇인지를 정기적으로 묻고 문제점 리포트를 만들고 있다.

“월 1회 각 점포별로 우리 점포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합니다. 각 점포의 이슈를 모아 부서장들이 매주 토론을 하고 해결책을 찾습니다.”

마사카타 대표가 생각하는 혁신은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현장에서의 혁신. 그것이 마사카타 대표의 ‘경영론’이다.

“회사라는 것은 직원 하나하나가 모여 이뤄지는 것입니다. 회사의 의사결정은 현장 직원 하나하나의 의사결정이 모여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모여 매출로, 만족으로, 수익으로 돌아오는 것. 그것이 근본적인 혁신 개혁입니다.”

오사카=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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