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인수 나선 중국] 메모리반도체도 中 공습…삼성전자·SK하이닉스 '아성' 위협

입력 2015-07-14 21:11  

한국수출 1위 반도체 타격 받나

中, 1200억위안 펀드 조성 이어 '빅딜' 나서
성사 땐 年 2300억弗 수출시장 좁아질 듯
美 승인여부 주목…전문가 시각은 엇갈려



[ 남윤선 기자 ] 중국이 지난해 반도체산업 육성책을 발표하고 중국 최대 액정표시장치(LCD) 업체 BOE가 지난 3월 메모리반도체산업 진출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위기감은 높지 않았다. 규모와 기술력에서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적어도 10년 내에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중국 칭화유니그룹이 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인수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가 급반전하고 있다. 당장 중국 메모리시장을 마이크론에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전체 수출의 10%를 차지하는 메모리 수출이 줄면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론 중국에 넘어가나

반도체사업을 키우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는 분명하다. 중국은 연간 2300억달러(약 270조원)어치의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다. 2013년 원유를 제치고 중국의 1위 수입품이 됐다. 중국 입장에서 ‘반도체 독립’이 시급한 이유다. 2010년부터 반도체를 ‘7대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선정해 육성해 왔고, 지난해에는 ‘국가 반도체산업 발전 추진 요강’을 발표하며 1200억위안(약 21조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했다. 국영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의 마이크론 인수도 이런 맥락에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이번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과 마이크론 둘 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칭화유니그룹 산하에서 자회사들을 관리하는 지주회사 지분 20%를 지난해 취득했다. 마이크론은 인텔과 2006년 IM플래시라는 합작 벤처기업을 세워 메모리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번 제안이 칭화 측의 일방적 ‘구애’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마이크론의 최근 동향도 칭화유니그룹의 인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마이크론은 최근 20나노대 초반 D램 개발이 지연되면서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주가도 올초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증설에 나서는 와중에도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마이크론이 사업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다만 이번 거래가 실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마이크론 대변인은 “칭화유니그룹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산업 보안을 우려해 거래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성사되면 한국 ‘심각한 위기’

만약 인수가 성사되면 한국 메모리반도체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 사업은 ‘돈싸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매년 유지 보수에만 5조원이 넘는 돈을 쓴다. 새로운 공장을 하나 지으려면 1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은 이런 경쟁에서 아무래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마이크론을 지원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한국 업체들은 중국을 등에 업은 마이크론과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특히 중국으로의 메모리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중국의 반도체산업 육성 목표가 반도체 수입액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내에선 정부의 반도체 분야 투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협회 관계자는 “반도체산업을 육성하자고 하면 ‘삼성 같은 대기업을 돕겠다는 거냐’는 막무가내식 반대가 많다”고 말했다. 김정화 산업통상자원부 전자부품과장은 “중국이 공정기술만 확보하면 5년쯤 후에는 강력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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