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스톡옥션 거부해서…"
"알고 보니 별일 아니었다"
[ 김동윤 기자 ] 지난주 폭락장에서 주가 방어를 위해 주식거래 정지를 신청했던 중국 상장사들이 이번주 들어 속속 거래를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 정지를 신청하는 명분으로 내세운 ‘중대사안’과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해명을 하느라고 진땀을 빼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주말까지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서 주식거래 정지를 신청했던 1340개 상장사 중 359개사가 이날까지 거래를 재개했다. 지난 9일부터 반등세로 돌아선 중국 증시가 이번주 들어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지난주 주식거래 재개를 신청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사안이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거래 재개를 신청한 기업들이 ‘중대사안’과 관련해 내놓은 해명은 각양각색이다. 산터우둥펑프린팅은 지난 13일 거래 재개를 신청하면서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지방정부가 조성하는 경제개발구에 투자하기 위해 거래 정지를 신청했는데, 며칠간 분석해보니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제약사 허난링루이는 “임직원에게 스톱옥션을 주기 위해 거래 정지를 신청했는데, 임직원들이 스톡옵션을 받기를 거부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태양광업체 하롄솔라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확신하지 못해 거래 정지를 신청했었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거래 재개를 신청했다.
정부 관계자와의 만남도 해명의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광산업체 헤이룽장헤이화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 당국자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어 거래 정지를 신청했는데, 막상 만났더니 정부 관계자가 회사 측이 아닌 대주주와의 대화를 원했다”는 이유로 거래 재개를 신청했다.
프랜시스 청 CLSA 중국담당 전략가는 “거래 정지를 신청했던 상장사들이 이해하기 힘든 해명을 내놓으면서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 금이 갔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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