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엘리엇 이겨야" 비장함…주총 D-2 막판 호소 (종합2보)

입력 2015-07-15 10:24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첫 싸움 강하게 이겨야"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 "결과 박빙, 열심히 뛰고 있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 "한표한표, 주주 성원 놀랐다"




[ 김민성 기자 ]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결정할 임시 주주총회를 이틀 앞둔 15일에도 주총 판도를 예상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3주 연속 이어진 합병 관련 사장단 발언으로 이 날은 우세 전망 속 박빙을 점치는 신중론이 주류를 이뤘다. 주주들에 대한 감사 표시와 함께 막판까지 찬성표를 던져달라는 절절한 호소도 이어졌다. 삼성그룹 측은 통상 수요 사장단 이후 여는 정기 기자단 브리핑을 따로 열지는 않았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수요 사장단 회의 입장 전 기자들과 만나 "주총 출석률이 80%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윤 사장은 엘리엇을 투기펀드로 규정한 뒤 "첫 싸움에서 강하게 이겨야 앞으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고, 엘리엇 같은 단기 투기자본이 국내에 들어설 수 없게 된다"고 다소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삼성 측 우호지분 현황을 묻는 질문에는 즉답?피했다. 다만 그는 "국민연금의 의미있는 결정에 감사하고 향후 운용 수익률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 10일 기금운영본부 직권으로 이번 합병안에 내부적으로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사안의 민감성과 연금 운용 정관에 따라 공식적 찬성 의사 공시는 17일 주총 이후 진행할 방침이다.

윤 사장은 이어 "소액주주 분들의 의사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합병 찬성에 의결권을 행사해 줄 것으로 우회적으로 당부했다.

이 어 "엘리엇과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지 않나 싶다"며 "합병에 성공하더라도 엘리엇은 계속 싸움을 걸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이 통합 삼성물산의 주주 자격으로 향후 경영에 지속적으로 관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합병 관련 위법성도 국제 소송인 '투자자-국가소송(ISD)'으로 끌고가 다툴 것으로도 보인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김봉영 제일모직 사장은 이번 주총 판세를 박빙으로 예상했다. 김 사장은 "결과는 박빙이겠지만 (합병 성사를 위해) 열심히들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병 무산에 대한 대안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 사장은 "플랜B는 없다"며 "국민연금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윤 사장 역시 합병 무산 후폭풍을 우려했다. 그는 "건설과 무역은 사양산업이 되어가고 있다"며 "합병이 무산될 경우 삼성물산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주주의 한표 한표를 모아 보수적인 기준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수요 사장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주총 판세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판 세를 낙관하지 않고, 삼성물산의 CEO부터 사원까지 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사내 분위기를 전한 것을 풀이된다.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는 보수적인 접근으로 마지막 한표까지 우호 지분 결집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도 했다.

김 사장은 이어 소액 주주 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최근) 신문에 (찬성표 동참을 호소하는) 광고가 나간 뒤 주주들이 많이 성원해줘서 놀랐다"며 "경영자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들께서) 합병이 장기적으로 주가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시고 주총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삼성 측 우호지분 현황을 묻는 질문에는 다른 사장단과 마찬가지로 즉답을 피했다. 다만 "해외 (외국인) 주주들도 찬성하는 이들이 여럿 있다"며 "국민연금 측 찬성 얘기도 언론을 통해 들었고, 그렇게 믿고 있다"고 긍정적 기류를 설명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 운명을 결정할 임시 주총은 오는 17일 오전 9시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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