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식업체 방문해 보니…"시스템보다 '정신' 배워야"

입력 2015-07-16 15:20   수정 2015-07-16 15:38

흔히들 일본의 과거를 보면 한국의 현재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외식업계에서도 이 격언은 그대로 적용된다. 10여 년 전 일본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1인 식당’이 최근 한국에서도 눈에 띄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현재를 공부하면 우리의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 국내 최초의 외식전문 컨설팅 회사인 알지엠컨설팅을 설립한 강태봉 대표가 가졌던 생각이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진행한 ‘한국조리학회 오사카 연수’에서 강 대표를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강 대표는 1990년 설립 당시 ‘외식 컨설팅’이라는 생소했던 사업으로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사업이 궤도에 올라오면서부터는 일본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 외식사업의 수준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일본 외식사업 연수’도 그 일환이다.

“아직 한국과 일본은 외식 문화의 저변에서 차이가 큽니다. 그 차이를 발견하고, 돌아와서는 차이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연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직접 몸으로 일본의 외식 문화를 겪어보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꾸준?도쿄, 오사카, 삿포로 등 일본 주요 도시에서 정기 일본 연수를 진행했다. 지난 5월까지 진행한 정기 연수만 71회에 달한다.

연수의 내용도 일반적인 외식 산업 연수와는 차이가 있었다.

업체를 방문해 둘러보는 ‘눈요기성’에 그쳤던 기존 외식 연수들과 달리 외식학과 교수들의 강연, 매장뿐만 아니라 재료 유통 과정과 제조 시스템까지 확인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면서도 강 대표는 눈에 보이는 시스템에만 주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이 어떻게 수십, 수백 년 동안 같은 일을 해 나갈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건 서로 꿈을 공유하고 그 꿈을 이어받는 문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건 바로 그런
정신‘입니다.“

연수과정에서 강연을 맡았던 소바 전문점 시노부안의 3대 사장 오오하시 대표, 라면 체인 후쿠짱의 마사카타 대표, 이미화 세이케이대 교수 등이 공통적으로 거론한 일본의 특징도 바로 이런 점이었다.

“일본의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고객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며 인사합니다.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가장 인상 깊게 생각하는 점 중 하나죠. 이런 사소한 것들이 모여 지금의 일본을 만든 겁니다.”

강 대표는 프랜차이즈 전문가의 양성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 동경중소기업진단협회 산하 프랜차이즈 연구회와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 실무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에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연계를 강화해 한·중·일 3국을 아우르며 외식 문화를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조선족을 중심으로 외식 사업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본토까지 진출해 한중일 외식문화의 발전에 도움이 되려 합니다.”

오사카=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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