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 통과] 숨막혔던 360분 주총 이모저모…삼성 측 변호인 '눈길'

입력 2015-07-17 15:51   수정 2015-07-17 16:01

[ 이민하 기자 ]

주주 출석부터 합병 승인까지 6시간
찬반 의견 팽팽 고성에 퇴장 요청까지
삼성 측 변호사, 배우 고창석 판박이 형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안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반대 공세에도 불구하고 17일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두 회사는 지난 5월 26일 합병 발표 이후 52일 만에 '통합 삼성물산'으로의 새로운 도약에 나서게 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오는 9월 1일자로 합병한 뒤, 두 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2020년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통합 삼성물산 출발을 알리기까지 숨막혔던 이날 360분의 주총 현장을 [한경닷컴]이 따라가봤다.

◆ 삼성물산 측·주주·취재진 200여 명 장사진

삼성물산 주총이 열린 서울 양재동 aT센터에는 이른 새벽부터 삼성물산 관계자와 주주, 취재진 등 200여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주총이 열리는 5층 대회의실에는 40~50여명의 주주들이 일찍부터 입장을 마쳤다. 예상보다 많은 주주들이 몰리면서 주총은 당초 개최 시간인 9시를 훌쩍 넘겨 9시35분께 시작했다.

합병안 승인은 주주 출석을 시작한 오전 7시부터 합병안 승인을 발표한 오후 12시47분까지 6시간 가까이 걸렸다.

삼성물산과 엘리엇을 포함한 553명이 직접 주총장을 찾았다. 위임장을 받은 대리인 등을 포함한 출석 주주의 의결권은 83.57%(1억3054만8140주)에 달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사장)와 김신 사장은 오전 8시20분께 주총장 입구에 모습을 보였다. 최 사장은 주총장에 들어서면서 "모든 건 주주들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일부 주주가 입장을 못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해당 주주는 주총일을 기준으로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주주확정기준일 이후에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한 탓에 주주명부에는 이름이 없었다.

◆ 찬성 vs 반대 팽팽…수정동의안 제안도

이날 안건 중 핵심인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 건이 상정되자 주주들의 발언 요청이 쏟아졌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일부에선 고성과 퇴장 요청까지 나오기도 했다.

한 주주는 "건설과 상사 사업만으로는 고성장을 거두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합병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헬스케어, 바이오 업종에 진입, 새로운 삼성물산의 주주로 희망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엘리엇 대리인으로 참석한 최영익 변호사(법무법인 넥서스)가 이어 반격에 나섰다.

최 변호사는 "엘리엇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모든 주주들에게 합병이 동등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국 주주지배의 역사적 계기라고 할 수 잇는 이번 주총에서도 그 입장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潔?"경영권 승계 과정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모든 주주들에게 공정하고 적절한 기준에 맞춰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총의 절차적 문제에 대해 지적을 하는 주주들도 나왔다. 예상보다 많은 주주들과 위임장이 몰린 탓에 주총 진행이 매끄럽지 못해서다.

한 주주는 "1호의안 개시 전에 출석 주주 수를 밝히고 의사장이 주주총회 성립을 선언했어야 했는데 그 과정이 무시됐다"며 "합병 이유도 삼성물산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보다 시너지를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대표는 "합병회사는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이 목표로 한다"며 "51.2%의 지분을 보유한 바이오사업에서 2조원 이상의 시너지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 백발의 주주는 합병 비율에 대한 수정동의안을 제안했다. 합병은 찬성하지만 비율을 현재 1대 0.35에서 1대 0.5 수준으로 올리자는 주장이었다.

삼성물산 법률 대리인인 고창현 변호사(법무법인 김앤장)는 이에 대해 "의안과 동일성이 일치되는 경우 수정 동의가 가능할 수 있지만, 합병안은 제3자와의 계약이 있기 때문에 어떤 수정도 부적법하다"고 설명했다.

고 변호사가 설명하는 와중 일부에서는 약간의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연기파 배우 고창석씨의 친형으로 알려졌다.

고 변호사가 화면에 나오자 주총장 밖에서 중계 방송을 보고 있던 일부 관계자들은 "어? 누구랑 닮은 것 같은데, 영화배우 고창석과 똑같네!"라고 외치기도 했다.

◆ 개표 후 결과까지 2시간 소요…긴장·초조

합병안 투표 후 집계 결과가 나오기까지도 2시간 여가 소요됐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표결은 중복 위임장 확인과 기표 오류 등을 하나하나 점검하느라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최치훈 대표는 주총 개최 3시간이 지난 오후 12시47분께 "1억3235만800주가 투표에 참여해 이중 총 9202만3660주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의 참석률은 83.57%로 집계됐다. 전체 주식 총수(1억5621만7764주)에 대비한 합병 찬성률은 58.91%다.

엘리엇이 주주제안안 2,3호 의안은 모두 부결됐다. 찬성률은 50%를 넘지 않았다

제 2호 의안인 '회사가 이익배당의 방법으로서 현물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의 개정'은 의결권 있는 주식 1억3146만5269주 중에서 찬성률 45.93%(6038만5549주)에 그쳐 부결됐다.

세 번째로 표결에 부쳐진 '주주총회 결의로도 회사가 중간배당을 하도록 결의할 수 있는 근거를 정관에 두도록 개정하며, 중간배당은 금전뿐 아니라 현물로도 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제 3호 의안)도 찬성률이 42.82%(6023만2141주)에 그쳤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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