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와 가장 근접한 장치
바퀴살 개수 따라 종류 구별…4스포크는 주로 중대형에 적용
오디오 볼륨에서 전화 버튼까지…운전대만으로 대부분 기능 조작
재규어, 뇌파감지해 자율주행도
[ 정인설 기자 ] 자동차 운전대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엔 바퀴를 움직여 진행 방향을 조절하는 조향장치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는 통합 리모컨으로 진화하고 있다. 운전자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곳 중 하나여서 자동차 브랜드의 광고판 역할도 한다. 자동차 부속 중 유일하게 운전자의 맨살과 맞닿는 최접점이기도 하다. 동시에 사고가 나면 운전자를 지켜줄 에어백도 장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운전대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하려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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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룩으로 거듭난 운전대
운전대의 세계 공용어는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이다. 흔히 알고 있는 핸들은 정확히 말하면 자동차 문을 열고 닫을 때 만지는 藍袖見?지칭한다. 타이어 휠처럼 스티어링 휠도 외모가 중요하다. 차를 타면 시종일관 운전자의 이목을 끄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운전자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스티어링 휠을 예쁘고 멋지게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딱 보면 “이건 어느 회사 차”라고 알 수 있을 정도로 디자인의 통일성도 유지하고 있다. 패밀리 룩이 자동차 외관뿐 아니라 스티어링 휠에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기아자동차의 K5와 카니발이 대표적이다. 완전히 다른 차종이지만 스티어링 휠은 닮았다.
타이어 휠처럼 스티어링 휠도 바퀴살을 뜻하는 ‘스포크(spoke)’에 따라 구분된다. 경차엔 스포크가 두 개인 2스포크 스타일이 많이 들어간다. 단순하고 담백한 게 경차의 시원한 느낌을 잘 받쳐주기 때문이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는 스포츠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엔 대부분 3스포크가 선택된다.
가장 일반적인 4스포크는 안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중대형 세단에 많이 적용한다. 현대자동차 중에선 쏘나타와 그랜저, 제네시스가 4스포크의 대표 주자들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고급인 S클래스에 2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넣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반적으론 2스포크에 비해 4스포크가 차분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중대형 세단에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전대는 IT 기기로 변신 중
최근 들어 3스포크와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비율이 늘고 있다. 2스포크보다 쓸 수 있는 공간이 넓어 더 많은 장치를 달 수 있어서다. 갈수록 자동차 기능이 복잡해지면서 스티어링 휠에 장착하는 버튼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오디오 볼륨과 라디오 채널 조정 버튼은 물론이고 정속주행(크루즈) 버튼도 운전대 위에 넣어야 한다. 연비 같은 자동차 정보를 알 수 있는 트립 조정 기능도 들어가 있다. 재규어는 스티어링 휠에 뇌파를 감지하는 기능을 넣어 자율주행에 이용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이 운전대를 넘어 정보기술(IT) 기기로 변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어링 휠 안에는 수학과 과학이 숨어 있다. 집이 크면 그 안에 있는 가구가 커야 하듯 덩치 큰 차량엔 커다란 운전대가 어울릴 것 같다. 이 공식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당연히 경차보다 트럭 버스의 운전대가 크다. 하지만 대형 세단이라고 해서 소형 세단의 운전대보다 큰 건 아니다. 한국인보다 미국인의 체형이 크다고 해서 미국에서 팔리는 차량의 스티어링 휠을 더 크게 만들진 않는다.
자동차 회사들마다 일반 승용차에 들어가는 스티어링 크기는 두세 가지로 정해 놨다. 사람의 키와 손 크기를 고려해 스티어링 휠도 표준화해놓은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일반 승용차 스티어링 휠의 지름을 370㎜, 380㎜로 두고 있다. 쏘나타 정도의 중형차까지는 370㎜의 스티어링 휠을 쓰고 그랜저와 제네시스급은 380㎜ 스티어링 휠을 적용한다. 버스나 트럭의 스티어링 휠은 450㎜가 넘는다.
쏘나타 1.6터보·1.7디젤 타보니
1.6터보, 날렵한 3스포크휠…1.7디젤, 묵직한 4스포크휠
겉만 봐선 쉽게 알 수 없다. 일곱 개의 쏘나타 중 두 막내인 1.6 터보와 1.7 디젤은 외모가 비슷했다. 문을 여는 느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둘의 차이는 속살에서 드러난다. 1.6 터보의 인테리어는 화사했다. 신혼부부 집을 보는 것 같았다. 반면 1.7 디젤은 중후했다. 애 둘은 있어 보이는 집에 가죽 소파가 놓여 있는 것 같다. 그것도 무난한 갈색 계통이다.
확연한 차이는 눈보다 손으로 느낄 수 있다. 1.6 터보의 운전대(스티어링 휠)를 잡는 순간 착 감기는 느낌이 든다. 생긴 것도 여느 차와 달랐다. 완전 원형에서 벗어나 아래를 일자로 바꾼 D자 모양이었다. 곱게 자란 엄친아같다. 옷을 잘 빼입은 듯 촉감도 부드럽다. 최고 출력 180마력의 힘을 보여주듯 수동으로 기어를 변속할 수 있는 패들 시프트도 날렵하게 생겼다.
1.6 터보가 놀 줄 아는 반항아라면 1.7 디젤은 모범생이다. 스티어링 휠도 영락없는 범생이다. 어디 하나 모나지 않고 동그랗게 만들었다. 그립감도 편안하고 묵직하다.
멋보다 실용성에 중점을 둔 스티어링 휠처럼 1.7 디젤의 파워트레인 역시 연비에 중점을 뒀다. 최고 출력은 1.6 터보에 못 미치는 141마력. 순발력은 1.6 터보에 뒤져도 디젤 엔진인 만큼 남성적 힘에선 우위에 있다. 근력에 해당하는 최대 토크는 34.7㎏·m로 27.0㎏·m인 1.6 터보를 앞선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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