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렌즈 모듈기업인 디지탈옵틱이 건강기능시장 진출에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카메라 렌즈 시장에서의 성장 한계를 딛고, 최근 인수한 함박재바이오팜을 통해 바이오 산업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다.
◆"매출·이익 안정 꾀하기 위해 바이오 산업 본격 진출"
윤상철 디지탈옵틱 신규사업부문 대표이사(사진)는 지난 16일 제주도 함박재농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함박재바이오팜 인수를 시작으로 바이오 산업에 본격 진출하겠다"며 "먼저 황칠나무 사업을 통해 건강기능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디지탈옵틱은 함박재바이오팜 지분 74.73%(14만7900주)를 200억원에 취득한 바 있다. 취득금액은 자기자본대비 35.7%에 해당한다.
디지탈옵틱이 바이오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이슈에 따라 실적이 급변하는 카메라 렌즈 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매출액과 이익성장성을 안정적으로 꾀하기 위해서다.
김동훈 디지탈옵틱 전무이사는 "휴대폰 카메라 사업은 사양산업에 접어들고 있다"며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한계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사업을 검토한 결과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건강기능 식품 인식 변화 등을 주목했다"며 "좀 더 큰 규모의 비즈니스를 원하는 함박재바이오팜과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천년황칠' 매출 승승장구…"내년 매출 성장 본격화"
함박재바이오팜은 제주도에 소재한 농업복합바이오 전문 법인으로 제주 어음리와 가시리 등 8개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황칠나무 농장을 소유중이다. 현재 '천년황칠'이라는 브랜드로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관련 제품을 판매중이다.
황칠나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서남해안인 해남, 완도, 장흥, 제주에서만 자생한다. 주요 효능으로는 피로회복과 면역력 강화 등이 있으며 체질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어음리 농장은 단일 규모로는 세계최대 황칠 농장이다. 0~5년생의 묘목이 자라는 가시리 농장을 포함하면 농장규모는 여의도 면적의 약 30%에 달한다. 현재 생산량은 매년 150톤 가량이며 최대 250톤까지 생산 가능하다.
함박재바이오팜 측은 "황칠나무의 주요 자생지는 제주 한라산과 전남 남해안"이라며 "특히 제주도는 육지보다 2배 이상 잘자라기 때문에 원재료 공급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없다"고 전했다.
2013년 법인 전환 이후 매출 14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매출 125억,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면역력 강화를 위한 건강 식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6월 월별 매출이 21억원을 기록한 것. 사상 최대 월별 매출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이 3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디지탈옵틱 측은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올해 매출액은 150억 이상 기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 홈쇼핑·화장품 시장 진출 예정"
디지탈옵틱은 천년황칠의 유통채널 다변화, 매출 확대를 위해 올해 하반기 홈쇼핑과 온·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2차 가공생활용품, 가공식품 개발 등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포부다.
윤상철 대표는 "소비자 인식을 변화시키고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홈쇼핑 판매"라며 "최근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건강기능식품 대체재를 찾고 있던 홈쇼핑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청년여행사와 손잡고 공동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함박재바이오팜의 제품 판매를 진행하고 중국 현지 공동 진출도 협의중인 상황이다.
연내에는 황칠나무를 이용한 화장품 시장도 진출할 계획이다. 김정훈 디지탈옵틱 부사장은 "황칠나무가 미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이를 활용한 미백기능성 화장품 분야나 테라피 용품 차원으로 접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훈 전무는 "일각에서 디지탈옵틱이 전혀 연관이 없는 분야에 진출하는 데 대해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확장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함박재바이오팜이 대규모의 원재료를 보유중이기 때문에 추가로 많은 자금이 소요되진 않을 것"이라며 "도움이 필요하다면 전략적 투자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이고 대규모 유상증자 등을 통해 주가를 희석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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