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평균 수요 예측 경쟁률은 10대 그룹 중 6위
이 기사는 07월01일(05: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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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초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2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했다. 만기 5년짜리와 7년짜리 각각 1000억원씩이다. 7년짜리는 기관투자가 7곳이 총 1400억원의 주문을 써내면서 완판(完販)됐지만, 5년짜리는 사고 싶다는 투자자가 단 한 곳도 없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회사채 수요 예측에 실패한 건 2013년 7월 현대비앤지스틸 이후 약 2년 만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수요 예측 당일 국채 금리가 갑자기 급등(채권 값 급락)한 것에 놀란 투자자들이 투자 의사를 철회하면서 대량 미(未)매각 사태가 빚어졌다”고 했다. 수요 예측이 진행된 5월6일, 국채 금리는 전날 글로벌 금리 상승의 여파로 0.07~0.09%포인트 올랐다.
회사 측은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해프닝’ 정도로 일축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진짜 수요 예측 실패의 원인은 좀 더 깊은 데 있다”고 했다. 엔저로 수출 시장에서 고전 중인 모회사 현대차의 ‘후광 효과’가 약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올 들어 엔저 폭탄을 맞고 휘청거리면서, 그 ‘우산’ 아래 있는 계열사들의 회사채도 ‘안전성’을 의심받고 있다”고 했다.
그런 징후는 현대위아의 수요 예측 실패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달 초 현대로템은 2000억원어치의 회사채(만기 3·5·7년짜리)를 발행하기 앞서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600억원어치가 미매각되는 수모를 겪었다. 500억원 규모로 발행하려던 7년짜리 채권은 사겠다는 투자자가 하나도 없어 발행을 아예 접었다. 뒤이어 그달 500억원어치의 만기 5년짜리 회사채를 발행하려던 현대스틸산업도 수요 예측에서 300억원어치밖에 못 팔았다.
이들 중 이번이 첫 채권 발행인 현대스틸산업을 뺀 나머지 2곳의 회사채는 올초까지만 해도 시장에 나올 때마다 불티나게 팔렸던 채권이다. 현대로템과 현대위아는 지난 1월과 2월 각각 2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 예측에서 각각 4600억원, 420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랬던 채권이 불과 몇 달 만에 ‘아무도 사려 하지 않는’ 채권으로 추락한 것이다.
계열사 3곳이 연달아 수요 예측에 실패한 탓에,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평균 수요 예측 경쟁률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마켓인사이트 집계 결과,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평균 수요 예측 경쟁률은 1.61 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2.17 대 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10대 그룹 중에선 GS·LG·삼성·SK·한화에 이어 6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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