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격적 판촉전에 LG G4 판매량 ↓ 여파
단통법 부작용-출고가 인하 논란 속 LG 대응 주목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의 갤럭시S6 엣지 출고가 인하 결정이 전자업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최신 인기 모델 가격을 출시 3개월 만에 10만원 내린 삼성전자의 공격적 판촉전이 경쟁사 LG전자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어서다.
LG전자는 최신 프리미엄 신작 G4 판매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리고 있어 가격 인하 맞대응에 나서야하는지 골몰해야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가뜩이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유통 시장이 반토막 났고, 실적 악화 우려가 높은 상황이어서 경쟁사 가격 인하 정책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만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21일 전자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8~19일 주말 가격 인하된 갤럭시S6 엣지는 판매량은 2배 가까이 늘었다.
앞서 17일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 3사는 삼성전자와 협의를 통해 갤럭시S6 엣지 가격을 약 10만원 내렸다. 당초 갤럭시S6 엣지 32G, 64G, 128G 모델의 출고가는 97만9000원, 105만6000원, 118만8000원. 17일부터 ?32G 모델이 10만100원, 64G와 128G 모델은 11만1100원씩 싸졌다.
32GB 기준 갤럭시S6는 85만8000원, 인하된 S6 엣지는 87만8900원. 2만원 밖에 가격 차가 나지 않는다. 갤럭시S6 출고가는 그대로여서 같은 값이면 엣지를 선택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이다.
평면 화면 기본형인 갤럭시S6와 좌우 측면 화면을 탑재한 갤럭시S6 엣지는 그간 하루 평균 1만여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별 판매 비중은 7대3으로 하루 일반형이 7000대가 팔리면 엣지 모델은 3000대가 팔리는 구조였다.
가격 인하로 지난 주말 갤럭시S6 엣지 국내 판매량은 5000여대 선까지 올라간 것으로 업계 내부적으로 집계된다. 종전 평균 판매량 대비 약 1.7배 성장세다. 지난 4월 국내 출시 이후 국내에 판매된 갤럭시S6 및 S6 엣지 총 판매량은 20일 기준 170만대 규모로 전해졌다. 국내 하루 신규 개통 단말기는 통상 약 3만대 수준. 미뤄보면 갤럭시S6 두 모델의 점유율은 약 30~40% 수준이다.
다만 가격 인하로 엣지 모델 판매량은 늘었지만 전체 갤럭시S6 판매량은 종전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른바 풍선 효과다. 갤럭시S6 구매 대기자 상당수가 엣지 모델로 이동한 탓에 일 전체 판매량은 1만1000~1만2000대 정도의 소폭 상승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이통사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LG전자의 G4 판매에 타격을 입히는 결과를 낳은 건 분명하다"며 "갤럭시S6에 대한 소비자 브랜드 선호도가 G4보다 높은 현실에서 갤럭시S6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G4 판매량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해석했다.
지난 4월 말 출시된 G4는 20일 기준 30만대 가량 국내에서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평균 약 3500~4000대 판매 성적이다. 지난해 출시 초기 하루 평균 약 1만대 가량 팔린 인기작 G3 성적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주말부터 S6 엣지 가격 인하로 판매량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가격 인하 판촉전에 대응하기 위해 G4 가격을 인하할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G4 출고가는 현재 82만5000원. 가격을 내린 S6 엣지와 비교하면 5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스마트폰 실적 악화 우려로 하반기 LG전자의 전사 실적도 동반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 경고음이 시끄럽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10만원 가격 인하 흐름에 동참한다고 해도 실제 G4 판매량 상승 추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그렇다고 20만~30만원 인하 정책을 펼치기에는 이익률이 악화할 수 있어 LG전자로서는 운신의 폭이 크지 못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내부적으로 제살 깎아먹기식의 G4 출고가 인하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출고가 인하 공세는 단통법이나 정부의 출고가 인하 유도 정책과는 무관한 재고 소진 차원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다음달 13일 삼성전자가 신형 갤럭시노트5와 함께 갤럭시S6 엣지 추가 라인업인 플러스 모델을 뉴욕에서 공개할 예정이어서다. 디자인 성능은 S6 엣지와 같지만 화면 크기만 키운 것으로 알려진 모델이다. 유사 라인업 蒐?전에 초기 모델 가격을 내려 재고량을 빠르게 줄이려는 차원의 판촉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는 현재 단통법 부작용을 없애자는 명분으로 보조금 상한제 폐지를 대안으로 주장하고 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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