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원·달러 환율 1160원 근접…증시 독일까 약일까

입력 2015-07-21 10:43   수정 2015-10-0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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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정동 기자 ] 원·달러 환율 1160원 근접에 대형주 오랜 만에 '활기'
"수출주 이익개선 효과 있지만 증시 매력 떨어뜨려"


21일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다시 1160원대까지 근접하면서 최근 주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대형수출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지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가 이날 장중 5% 가까이 급등하는 등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기대감이 큰 모습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기업의 이익과 주가에 반영되는데는 실제로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5% 뛴 115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13년 7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온 것이다.

연내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환율 상승의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

중국 증시의 큰 변동성으로 달러화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커진 데다, 그리스 이슈 등에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로 이어지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 기대에 따른 한국과 미국 간 정책금리 차 축소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핵심 배경"이라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명시하기까지 강달러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봤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날 증시에서는 대형수출주가 오랜 만에 활기를 찾은 모습이다. 현대차가 장중 5% 가까이 급등하며 13만원대를 회복했고,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도 강세다. 특히 최근 주가가 하락 일로를 걷던 LG전자도 4% 넘게 오르는 등 '환율 효과'가 뚜렷한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 경험 상 원·달러 환율 상승이 전체 증시에는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수출 활기로 이한 이익 개선 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환차손 영향에 국내 증시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게 이유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 경쟁력 상승과 기업 이익 개선의 효과가 있지만 과거 환율 급등이 실제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데다 증시 영향도 부정적이었다"며 "환율 약세 효과가 기업 이익과 주가에 반영되는데는 시간 필요하지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대상국 환율 약세는 환차손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하던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만 8000억원 가량을 팔고 나갔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도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열을 올릴 때 외국인만 16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민 연구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오는 30일 예정돼 있으며 기준금리 인상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추가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리스크 요인이 정상화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 증시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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