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우주에서 외로운 존재인가?

입력 2015-07-22 19:18   수정 2015-07-24 17:19

[QOMPASS뉴스=전기석 기자]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콘택트>는 외계 생명체를 찾는 한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구밖 다른 별에도 인간같은 지적인 생명체가 있다면, 인간이 사용하는 전파처럼 비슷한 신호를 발산할 것이라는 신념이 이 영화의 줄거리를 만든다.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 속 과학자 '앨리 애로위'는 거대한 위성들을 설치해놓고 다른 별에서 보내는 전파를 잡으려는 프로젝트를 주도한다. 영화 <콘택트>에서 나오는 이런 프로젝트는 현실에서도 이미 진행 중인 일이다. 예를 들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외계 지성 탐사'(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같은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레이더나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외계에서 날아오는 인공적인 전파나 신호를 탐지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이런 성격의 프로젝트를 더 확장하려는 사상 최대 규모의 '외계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러시아 출신의 억만장자와 세계 최고의 천체물리학자가 손잡고 '우주에서 인류는 외로운 존재인가'라는 인류의 오랜 의문 중의 하나를 풀려는 시도에 들어간 것이다. 7월20일 영국 런던의 왕립학회가 이 프로젝트의 무대가 됐다. 외계의 지적생명체를 찾는 탐사 프로젝트인 '브레이크스루 리슨'(Breakthrough Listen) 출범식이 열린 것이다.
▲ 러시아의 부호 유리 밀러(사진 왼쪽)가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사진 가운데) 박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7월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왕립학회에서 1억달러가 투입되는 '외계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이 프로젝트의 출범 선언은 한국에서도 상영된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실제 주인공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했다. 그는 "무한한 우주에서 다른 생명의 탄생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불빛은 생명없는 우주를 그저 방황하는 것일 뿐인가? 어쨌든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없다"며 인류의 오랜 숙제를 풀 이 프로젝트의 출범을 선언했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출신의 인터넷 사업가인 '유리 밀러'가 후원한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1억달러를 기부했다. 과학계를 위해 이미 많은 기부를 한 그는 "우리는 탐사를 멈추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최대의 질문이다. 우리는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계에서 날아오는 전파 탐지 프로젝트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브레이크스루 리슨' 프로젝트는 기존 프로젝트 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SETI'같은 기존 프로젝트 보다 10배나 넓은 우주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100배 빠른 속도로, 5배 이상이나 많은 전파를 탐지하게 될 예정이다. 컴퓨터와 전자공학의 발전으로 천문학자들은 예산만 충분하다면 과거 프로젝트들 보다 50배나 더 민감한 전파 수신기를 만들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 계획에 참여하는 천문학자들은 전파 수신기 등을 이용해 지구와 가까운 1000여개의 별에서 송출될 수도 있는 항공관제 신호를 탐지하거나, 4광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별들에서 나오는 100와트 정도의 전력을 가진 레이저 불빛도 탐사할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무엇보다 이 계획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큰 전파 망원경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 있는 '로버트 비드 그린 뱅크 망원경'과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에 있는 '치로 파크스 망원경'이 그것이다. 후원자인 밀러는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천문학자들이 전파 망원경을 사용하는데 후원금의 20%를 쓸 것을 권고했다. 이 정도의 돈이면 충분히 이 망원경들을 이용해 관측할 수 있는 시간의 20% 가량을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천문학자들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부터 외계에서 송출되는 전파를 탐지하는 연구에 참여한 '프랭크 드레이크'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는 몇몇 별을 향해 전파 망원경을 조준하고는 혹시 '헬로우' 같은 신호가 잡힐까 조심스레 관측을 이어왔다. 물론 그는 현재까지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우주의 침묵이 천문학자들의 의욕까지 꺽지는 못했다. 천문학자들은 "은하수의 2천억개 별 중에서 단지 몇 천개의 별만이 그동안 전파로 가능한 관측대상이었다"며 "이는 우주 크기의 건초더미 속에서 몇가닥 지푸라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선 등 행성 탐사선들도 우주에는 다른 생명체의 서식지로 가능한 수십 억개의 별들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관측을 이어왔다. 이런 별들을 조준한 전파 수신기에 만약 간단한 메시지를 담은 전파가 잡힌다면 이는 지구의 역사를 크게 바꾸는 일이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드레이크 교수가 외계로부터 오는 전파 탐사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예산은 단지 2천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드레이크 교수는 현재 엄청난 예산을 가진 이 프로젝트를 두고 "우리는 먼 길을 왔다"며 이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기를 소망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자료 분석을 총괄하게 된 댄 워시머 교수는 이 프로젝트가 가진 모든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SETI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무료 스크린 세이버 프로그램인 'SETI@home'의 900만명 사용자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의 자료를 볼 수 있다며 동참을 권유했다.  

전기석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기자 kiseok@qompa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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