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중국의 해외 고속철 수주…한국은 구경만 하나

입력 2015-07-22 20:39   수정 2015-07-23 05:05

일본이 총공사비 18조원에 달하는 인도 뭄바이~아메다바드 구간 500㎞ 고속철을 사실상 수주했다는 한경 보도(7월22일자 A4면)다. 지난 5월엔 사업비 14조3000억원짜리 태국 치앙마이~방콕 670㎞ 구간도 수주했다. 세계 고속철 수출 1위인 중국도 태국 농카이~방콕~라용 구간 867㎞ 고속철 공사를 오는 10월에 시작한다. 일본과 중국이 아시아 고속철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열차를 자체 개발한 한국은 당분간 이런 수주전을 구경만 해야 할 형편이라는 사실이다. 세계 각국이 원하는 동력분산식 고속철을 뒤늦게 개발했고, 그것마저 상용화 실적을 전혀 쌓지 못해 수주전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동차마다 엔진을 장착하는 동력분산식은 수송효율성이 높아 이미 세계시장의 7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맨 앞과 맨 뒤 열차에만 동력원을 장착하는 동력집중식을 도입한 뒤 그동안 수출용인 동력분산식은 외면한 채 이 방식만 고집했다.

뒤늦게 국책과제로 2012년 현대로템이 동력분산식 열차를 개발했지만, 이번엔 국토교통부가 안전점검을 이유로 상용화 계획을 2년여 미뤘다. 최근에야 2020년 개통하는 서해선(화성송산~홍성)과 경전선(밀양~광주)에 동력분산식을 채택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아직 발주는 시작되지 않았다. 고속철 수주에선 자국 내에서의 운영 실적이 중요한 평가기준이라 2020년까지는 동력분苑?고속철 수출이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다. 23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고속철 시장에서 ‘침’만 흘리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은 2008년 첫 개통 후 세계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목표를 갖고 엄청난 속도로 고속철을 자국에 깔았다. 현재 855편성이 운행 중이어서 85편성을 운행 중인 우리나라의 꼭 10배 규모다. 게다가 중국은 대부분 동력분산식이다.

이제 상용화 계획이 선 만큼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발주→제작→시운전→본운전에 최소 48개월이 걸리는 만큼 이제 시작해도 2020년 서해선 개통에 맞추기가 빠듯하다. 일단 동력분산식 열차 발주라도 이뤄지면 세계 시장에 내놓을 ‘최소한의 증빙’은 된다. 정부의 빠른 대응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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