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원개발 '뒷걸음'] "저유가로 가격 떨어진 해외유전, 외환보유액 많은 지금이 투자 호기"

입력 2015-07-23 20:44  

전문가들 지적 잇따라


[ 심성미 기자 ] 유가가 떨어지고 달러 보유액이 늘어난 지금이 해외 자원개발에 관심을 더 쏟아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해외 자원개발 올스톱’ 조치는 지나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는데 무작정 매입한 광구를 팔 때가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많은 회사가 자원 개발 투자를 연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매물로 나온 양질의 광구를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일 때는 자원개발을 등한시하다가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에 유전을 사들이고, 다시 유가가 떨어지니 광구를 팔자고 나서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 교수는 이어 “국제 유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투자하기 나쁘지 않은 상황임에도 정부는 자원개발에서 손을 뗐고 공기업은 부채에 허덕여 광구를 매입할 자금이 없는 답답한 상황”이箚?덧붙였다.

해외 자원개발은 쌓아놓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하고 자원 안보도 지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 3월부터 39개월째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서 외환보유액은 불어나고 원화가치는 높아졌다. 정부가 해외 투자 활성화 방안 등을 내놓으며 쌓여 있는 달러를 해외로 퍼나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원화가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해외 주식펀드 투자를 유도하는 것보다는 해외 자원 개발에 투자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금껏 조(兆)단위의 자금을 들여 쌓아온 자원개발 노하우 등 무형 자산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자원이 나오기 희박한 탐사광구 등을 사들여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업을 갑자기 중단해버리면 지금 한국이 가진 자원개발 전문성은 금세 사라진다”며 “그걸 다시 복구하려면 또 엄청난 금액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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