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채권단, 금호산업 매각가 1조 제시…다음주 박삼구 회장과 협상 나선다

입력 2015-07-23 21:39  

"주당 5만9000원 달라"…예상보다 높아 박 회장측 '당혹'
채권단과 협상 난항 예상
"금호석화-금호아시아나 별개 그룹" 법원, 공정위 처분 취소 판결



[ 김순신 / 김인선 / 하수정 기자 ] ▶마켓인사이트 7월23일 오후 2시14분

금호산업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금호산업 지분 50%+1주’ 매각가격으로 1조원을 제시했다. 박 회장 측은 “오후에 채권단으로부터 가격을 유선으로 통보받았다”며 “이제 막 통보받은 만큼 현재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23일 박 회장 측에 금호산업 매각가격으로 주당 5만9000원을 제시하고 다음주부터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가격을 박 회장이 사들일 금호산업 주식(1732만주)에 대입하면 총 인수금액은 1조218억원이다.

주당 5만9000원은 최근 채권단이 회계법인에 의뢰에 산정한 적정가격 3만1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90%를 붙인 가격이다. 23일 종가(1만8500원)보다 218% 높은 痴蔓甄? 채권단 관계자는 “옛 사주는 예전의 경영권을 되찾는 데 비해 지금의 주주인 채권단은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고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통상적인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으로는 매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다음주께 박 회장 측과 가격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협상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채권단 결의를 통해 최종 매각가격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를 박 회장이 수용하지 않으면 제3자에게 매각을 추진하는 절차를 밟는다.

산업은행은 최대한 채권단 100%의 동의를 받아 금호산업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52개 채권단 중 가장 많은 의결권을 가진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의결권의 15%를 차지한다. 미래에셋이 반대하면 안건 통과가 쉽지 않다.

산업은행이 미래에셋 등 재무적투자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주당 5만9000원으로 협상가격을 제시한 배경이다.

박 회장 측은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당초 회계법인이 제시한 적정가격 3만1000원도 시가보다 비싸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5일 삼일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이 금호산업의 주당 가치로 3만1000원을 실사가격으로 제시하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은 채권단이 연말을 목표로 매각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추가 협상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해 끌어들인 우군은 농협금융지주다. NH투자증권은 박 회장 측의 금호산업 인수 자문을 맡아 인수금융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방안?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IB)업계에선 채권단 희망가격인 1조원을 박 회장 개인 신용으로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회장 박찬구)을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박삼구) 소속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황병하)는 이날 “금호석화 등 8개 주식회사를 박삼구 회장이 지배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 소속회사로 지정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공정위는 2014년 4월과 지난 4월 금호석화 등 8개사를 공정거래법 2조2호가 규정하는 금호아시아나의 소속회사로 지정했다. 박 회장은 이런 처분이 부당하다며 지난해 4월 소송을 냈다.

김순신/김인선/하수정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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