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TP, 캐나다에 '식물공장' 수출

입력 2015-07-24 02:16  

혹한지역 인디언들에게 싱싱한 채소 공급

공장 공급·기술 전수 등 20만弗 규모 계약 체결



[ 오경묵 기자 ]
경북테크노파크(경북TP)와 구미의 한 기업이 캐나다 인디언 자치구에 ‘식물공장’을 수출하기로 했다.

경북TP(원장 이재훈)와 구미의 식물공장 전문기업 KAST엔지니어링(대표 박후원)은 22일 캐나다 매니토바주의 인디언 자치구 OCN(Opaskwayak Cree Nation)에서 식물공장 설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출계약을 맺었다. 총 20만달러 규모다. 식물공장은 자치구 내 오스카라슬린고등학교에 198㎡(약 60평) 크기로 세워지며 지역주민에게 재배 교육도 함께 하기로 했다.

양측은 2개월 동안 식물공장을 운영한 뒤 성과가 좋으면 연말께 62개 인디언 공동체(13만여명)에 총 500만달러(약 58억원) 상당의 식물공장을 공급하는 2차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번 수출이 관심을 끄는 것은 이곳 인디언이 사는 지역의 혹독한 기후조건 때문. 캐나다 매니토바주에는 총 62개의 인디언 부족 공동체가 있으며 그중 원주민 5400여명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OCN의 되綏쩜?가장 크다. 북위 54도에 위치한 OCN은 6개월 동안 영하 40도의 혹한이 계속되는 극한지방이다. 이 같은 기후 탓에 이곳 원주민은 신선한 채소를 섭취하기가 어려웠다. 미국에서 채소를 공수해 와야 하지만 상추가 400g에 2만원이 넘는 등 가격이 한국의 5~6배에 달해 채소 섭취는 엄두를 못 냈다.

문영백 경북TP 지역산업육성실장은 “채소를 섭취하기가 힘들어 비만, 당뇨를 비롯해 비타민C 부족으로 인한 여러 질병에 노출돼 있고 평균 수명도 66세에 불과하다”며 “바깥 온도 영하 40도 이하에서도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식물공장이 이들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62개 인디언 공동체에 식물공장을 모두 공급하고 운영기술을 전수한다면 이들은 상추, 치커리 등 한 해 수천만~수억원의 채소 구매비용을 절감하고 건강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경북TP는 내다봤다.

경북TP와 캐나다 인디언이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2월 초. 캐나다 매니토바주 세계무역센터(WTC) 관계자들이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프로그램으로 경북TP를 방문했을 때 이재훈 원장이 이런 사정을 우연히 듣고 7개월간의 노력 끝에 수출비즈니스로 성공시킨 것이다.

이 원장은 “OCN은 캐나다 정부로부터 인디언 자치구 활력사업의 일환으로 자금을 지원받아 학교, 대형 할인매장, 카지노, 헬스센터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식물공장뿐만 아니라 혹한지역에서 기능성이 좋은 특수섬유를 활용한 의류 등 수출 품목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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