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등 노벨상 다수 배출
[ 장진모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제학 박사 출신인 모리스 옵스펠드 UC버클리 교수를 차기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임명하면서 MIT 경제학과 인맥이 주목받고 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5명의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모두 MIT 경제학 박사 출신이 ‘독식’하고 있어서다.
IMF 총재에게 경제자문을 하고 리서치 분야를 총괄하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책권고 등을 통해 각국의 경제정책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친다. 거시경제학계에서 가장 명예로운 자리로 꼽힌다.
IMF에서 ‘MIT 전성시대’를 연 인물은 2000~2003년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다. 로고프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1980년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뒤를 이은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 총재(전 시카고대 교수), 사이먼 존슨 MIT 교수,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이코노미스트(전 MIT 교수)도 1970~1980년대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MIT가 경제학계를 주름잡을 수 있었던 데는 ‘현대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사무엘슨(2009년 작고)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무엘슨은 25세 때 하버드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보수적 학풍의 하버드대에서 종신 교수직을 선뜻 내주지 않자 MIT로 자리를 옮겼다. 그 후 로버트 솔로와 같은 쟁쟁한 학자들이 MIT에 합류했고 조지프 스티글리츠, 폴 크루그먼, 에드먼드 펠프스 같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을 잇달아 배출했다.
경제학 교과서 집필자로 유명한 ‘사무엘슨-루디거 돈부시-스탠리 피셔(현 Fed 부의장)-블량샤르’로 이어지는 MIT 라인이 형성됐다.
1989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당시 하버드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MIT에서 거시경제 및 국제경제 수업을 들을 정도로 MIT가 경제학을 주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무엘슨의 조카이기도 한 로렌스 서머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리도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버냉키와 드라기는 피셔의 제자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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