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은 최근 한 달 새 7.4%, 1년 전 대비 무려 17%나 떨어져 온스당 1080달러대에 진입했다. 국제유가도 다시 급락세다. WTI는 지난 주말 배럴당 48.14달러에 마감, 이달 들어서만 19% 빠졌다. 경기에 민감한 구리 역시 1년 사이에 16%나 내렸다. 이 여파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 브라질 칠레 등 중남미 통화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까지 겹친 브라질 헤알화는 1년 사이에 달러 대비 49.7%나 떨어졌다. 원자재 수출 비중이 큰 호주와 뉴질랜드달러도 1년 새 미 달러화 대비 30% 안팎 하락했다.
중국 홍콩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글로벌 증권시장도 지난주 다우(-2.9%) 나스닥(-2.3%)이 큰 폭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후 7년간 제로였던 미국의 초저금리가 막을 내리고 중국의 초고속 성장이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새로운 전환점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원자재에서 미국 국채 등으로 옮겨가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한 이 흐름은 그리스 디폴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호주 뉴질랜드 같은 원자재 선진국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7월 들어 18거래일 중 13일간 주식을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 1조7000억원, 코스닥시장 2000억원어치를 팔았다. 파장을 다 가늠하기 어려운 글로벌 자금 흐름의 변화를 주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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