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부처들이 몇 달 동안 공을 들여 마련했다는 청년고용 종합대책이 하나같이 그동안 수없이 들은 내용들이다. 청년실업이 발등의 불이라면서 종합대책이란 게 재탕, 삼탕이다. 와 닿지도 않고 실효성도 보이지 않는다. 대기업 직업훈련으로 2만명에게 일자리 기회를 주겠다는 것만 해도 그렇다. 효과를 기대하기도, 측정하기도 어렵다. 기존에 공공기관이나 다른 민간기업이 하던 직업훈련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 떠넘긴다고 해서 새로운 일자리가 나올 리 없다. 수요가 없는데 어떤 기업이 과잉인력을 뽑을 것인가.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인턴을 7만5000명이나 더 늘린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고용여력은 안중에도 없다. 정부는 대기업들이 청년 취업준비자들을 알아서 나눠 맡아 직업훈련을 시킨 다음, 협력업체 등을 쥐어짜 취업시켜 주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이런 식으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면 애초 고용절벽이란 말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숫자장난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장관들이 스타벅스 월마트 등 미국 17개 기업이 2018년까지 청년들에게 10만개의 일자리 기회를 주겠다는 소리에 고무됐다는 말이 들린다. 그러나 이미 본란에서 지적했듯이 이런 일자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있다. 더구나 그 일자리조차 동반성장이니 골목상권 보호니 하며 막고 있는 게 바로 정부 아닌가. 좋은 일자리가 나오지 않는 이유를 정부만 모르고 있다. 정부가 가공의 숫자를 키워 헛기대만 부풀리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막더니 이젠 부족해진 일자리를 기업에 할당해서 만들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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