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주주권 행사 가능한 지분만 남기고 처분
(3) 손실 헤지 위해 주주증명서 일시적 반납
"투쟁동력 상실" vs "계속 괴롭힐 것" 엇갈려
[ 임도원 / 정소람 기자 ] ▶마켓인사이트 7월27일 오후 4시50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에 대해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한 것은 한국에서의 ‘출구전략’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엘리엇은 지난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부결시키는 데 실패하면서 ‘투쟁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소송 등을 통해 상대를 끈질기게 괴롭혀온 엘리엇의 행태에 비춰볼 때 “그렇게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시나리오 (1) 늦기 전에 손절매
투자은행(IB)업계는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전에 보유하고 있던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털고 나갈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1 대 0.35)이 삼성물산에 불공정하게 산정됐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 논리대로라면 양사 합병이 완료되는 오는 9월1일 전에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이익이기 때문이다.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도 있지만 청구가격이 현 주가보다 낮은 5만7234원이어서 행사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많다. 27일 삼성물산 주가는 5만79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6일 6만9300원에서 주총일인 17일 6만2100원으로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계속 하락한 결과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실질주주증명서 반납은 통상 주식을 처분하기 위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삼성물산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엘리엇의 평가손실도 쌓여가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 2월 초~3월 초 삼성물산 주식 773만2779주(4.95%)를 사들여 보유하고 있다가 삼성물산이 합병을 발표한 이후인 지난달 3일에는 주당 6만3560원에 339만3148주(2.17%)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날 매입한 주식만 따지면 약 189억원의 평가손실을 낸 것이다. 나머지 주식까지 합치면 총 평가손실이 2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가가 추가로 하락해 평가손실이 더 커지기 전에 털고 나가겠다는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시나리오 (2) 일부 지분만 처분
엘리엇이 통합 삼성물산을 압박하는 데 필요한 지분만을 보유하고 일부 지분만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 상법상 주주가 임시 주주총회 소집, 주주제안, 주주대표 소송, 이사·감사 해임청구권, 장부열람권 등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최소 3%의 지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엘리엇은 통합 삼성물산에 대해 2.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당초 IB업계는 엘리엇이 통합 삼성물산에 대해 지분 3%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일모직이나 삼성물산, 또는 통합 삼성물산 주식을 추가로 매집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반납으로 정반대의 시나리오도 가능해졌다. 다만,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의 상장사에 대해서는 주식 0.5%를 6개월 이상 보유하면 주주제안 등이 가능하다. 따라서 지분 0.5% 이상 수준만을 유지하면서 보유기간을 충족시킨 뒤 각종 주주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나리오 (3) 헤지 위한 절차
엘리엇이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삼성 계열사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한 후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주증명서를 반납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들은 투자손실을 헤지하기 위해 투자한 것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야 이익을 보는 선물이나 옵션에 다중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삼성물산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풋옵션(일정 시점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계약을 체결했다면 계약한 시점에 주가가 빠졌을 경우 이익을 볼 수 있다.
한 대형로펌의 금융 전문 변호사는 “옵션 계약은 기초 자산과 향후 예상 가격의 차이만 우선 지급하고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나머지 금액이 오가는 구조기 때문에 레버리지 효과가 커서 헤지펀드들이 선호한다”며 “헤지 계약을 다 像막?했을 경우 사들인 주식은 평가액이 낮아지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이익을 볼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임도원/정소람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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