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가 분수령
신동주 전 부회장, 우군 모아 표대결 시도해도 승산 높지않아
장녀 신영자 이사장은 변수
[ 김병근 / 강영연 / 도쿄=서정환 기자 ]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국내 계열사’로 요약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는 회사로, 신동빈 회장이 이 회사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했다는 것은 롯데그룹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지분의 과반을 확보함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주총회 등에서 표 대결을 시도해도 실효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전 부회장이 다른 친족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인 뒤 소송 등을 통해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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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 경영능력으로 주주 지지 얻어
신 회장이 우호지분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보여준 경 뎬쩜?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신 회장이 이끄는 한국 롯데의 연간 매출은 80조원을 웃돌아 신 전 부회장이 운영하던 일본 롯데(약 6조원)보다 열 배 이상 많다. 주주들이 “일본 롯데도 한국 롯데처럼 키워달라”는 취지에서 신 회장 지지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지난 1월 신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데서 주주들은 이미 의사를 나타낸 것”이라며 “롯데그룹이 작은 개인회사가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신 전 부회장보다 신 회장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29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존경하는 롯데 임직원 여러분’이라는 글에서 “롯데가 오랫동안 지켜온 기업가치가 단순히 개인의 가족 문제에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롯데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주 前 부회장 재반격 가능성
신 회장이 한·일 롯데의 ‘원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신 전 부회장의 반격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12일 만에 고령의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쿠데타’를 시도할 정도로 경영권 탈환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신 전 부회장의 편에 선 것도 가볍게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재계에서는 조만간 열릴 주주총회가 신 전 부회장의 반격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제안 형식을 통해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간 표 대결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주총에서 이사를 해임하려면 전체 주주의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주주의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이와 관련,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롯데 ‘형제의 난’의 향후 초점은 주주총회”라며 “장녀 신영자 씨도 롯데홀딩스의 주주로 알려져 파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신 전 부회장 측에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소송을 통해 이사회가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것이 부당하다는 점을 주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 전 부회장을 따라 일본을 다녀온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을 제외한 다른 친족들이 어느 편에 설지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롯데 계열사 지분에 친족 지분을 더하면 한국 롯데 일부 계열사에서는 신 회장을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병근/강영연 기자/도쿄=서정환 특파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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