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에 핵심기술 제공 압박
[ 남윤선 기자 ] 최근 반도체사업 확장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국가 주도로 최신 반도체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는 한편 기존 반도체업체 인수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 미국 등 반도체 선진국을 뒤쫓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역전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전략이다. 이를 통해 연 23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 반도체시장을 우선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신 국제 집적회로 신기술 연구기업(중신 반도체)’ 설립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세계 5위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중국 SMIC,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 벨기에 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인 IMEC, 미국 모바일 반도체업체인 퀄컴 등 4개 회사가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직접 참석했다. 중국 정부가 진두지휘해 회사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신반도체는 14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최신 반도체를 개발할 예정이다. 회사 운영은 SMIC 경영진이 맡기로 했다. SMIC는 중신 반도체가 개발한 모든 기술에 대한 사용권도 갖는다.
퀄컴은 최근 중국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60억8800만위안(약 1조원)의 벌금을 부과받는 등 중국 시장에서의 지위가 위태롭다. 중국 정부가 핵심 기술 제공을 요구하면 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세계 모바일 프로세서 분야 최강자인 퀄컴이 SMIC에 기술을 내줄 경우 중국은 이 분야에서 급성장할 수 있다.
기술뿐만 아니다. 틈만 나면 해외 기업 인수를 노린다.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미국 마이크론을 인수하겠다며 230억달러(약 27조원)를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