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증시의 폭락은 개미 투자자들이 떼로 몰려왔다가, 떼로 몰려가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입니다. 이는 중국의 제도 미비 때문이고, 기업들은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31일 '中 자오상증권 초청, 중국주식 투자전략 강연회'에서 최근 중국 증시 급락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동안 150% 급등했다가, 최근 한달간 35% 하락했는데 이는 수급에 의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전 소장은 "이번 폭락은 개인 330만명이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했고, 중국 정부가 대출 규제에 들어가자 반대매매 등이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주식 시스템을 잘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중국은 증시를 살리기 위해 언제든지 개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개입은 중국 정부의 큰 그림을 볼 때 필연적이란 게 전 소장의 판단이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최소 1200억 위안(약 22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이날까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다음 달부터 주식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 소장은 "중국은 돈 버는 방법을 바꾸려 한다"며 "외국의 사례 ?보면 진정한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제조대국에서 무역대국, 군사·기술대국을 거쳐 금융대국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미국과 영국의 사례란 것이다.
미국의 진짜 힘은 세계 유통 화폐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치란 설명이다. 미국은 3차례에 걸쳐 3조8000억 달러를 찍어내면서 경기 회복에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달러 보유고가 많았던 중국은 큰 피해를 봤다.
그는 "중국이 하려는 것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드는 것"이라며 "중국이 후강퉁, 선강퉁 등을 통해 자본시장을 키우는 것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식시장을 필두로 자본시장을 키워서 외국인들이 투자하도록 하고, 위안화를 세계에서 유통시키겠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이 35% 빠졌다고 해도 중국 정부는 이런 시도를 그만두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후강퉁(상하이와 홍콩증시 간 교차매매)에 이어 오는 10월께 도입될 예정인 선강퉁(선전증시와 홍콩증시간 교차매매) 시대에는 인터넷 관련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전 소장은 "선강퉁 시대에는 리더의 입을 봐야 한다"며 "중국의 65%가 국유기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인터넷에 제조업을 붙여서 산업구조를 개조하고 있다"며 "중국의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등 인터넷 3인방 시총은 570조원으로 한국 상위 5개사의 320조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는 휴대전화를 소유한 12억7000만명에 이르는 중국인들의 힘이라고 전 소장은 설명했다.
전 소장은 대우증권(현 KDB대우증권)과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고, 중국 칭화대와 푸단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최고의 중국통으로 꼽힌다.
현재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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