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미 기자 ]
![](http://www.hankyung.com/photo/201507/2015073197351_01.9782173.1.jpg)
최근 이에 대한 기사가 떴는데 댓글 분위기가 심각했다. 전혀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잔혹한 범죄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예컨대 도둑들이 남의 카드나 통장 대신 안구를 훔쳐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필립 K 딕 원작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때문일 것이다. 2054년 미국 워싱턴의 특수경찰 존 앤더튼(톰 크루즈)이 타인의 안구 활용을 시도한다. 조직 안에 잠입하려면 홍채 인식을 통과해야 해서다. 그는 적출된 내부인의 안구를 입수한다.
이게 가능하다면 정말 문제다. 지문 인식을 위해 손가락 피부를 뺏기는 세상보다 훨씬 잔혹하다(굳이 타인의 손가락 활용법이 궁금하다면 영화 ‘가타카’(1997)가 있다).
![](http://www.hankyung.com/photo/201507/2015073197351_AA.10322155.1.jpg)
물론 사람들의 걱정은 ‘안구 훼손’에 머물러 있지 않다. 국가나 기업이 모든 이의 생체정보를 활용하는 세상. 감시와 통제라는 단어를 쉽게 떠올리게 된다.
정부나 기업 입장에서 보면 바이오인증은 유리한 점이 많다. 지난해 감사원에 따르면 32만명의 사망자에게 3년간 639억원이 복지 급여로 나갔다. 공무원들이 초과근무수당을 받기 위해 퇴근 카드를 악용하는 사례도 뉴스를 타곤 했다. 바이오인증을 하게 하면 본인인지 확인해 부정 수급을 막을 수 있다.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미국 등에선 복지 보조금의 이중 인출을 막기 위해 바이오인증을 도입한 사례가 있다.
거부감을 완전히 극복하려면 개인의 효용이 더 부각돼야 한다. 예컨대 해킹과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를 막을 수 있다면? 지난 30일 한국은행·금융결제원이 한은에서 주최한 ‘바이오인증 활성화 전략 세미나’에선 목소리 인증 방식이 소개됐다. 이 시스템에선 본인 목소리가 아니면 폰뱅킹을 할 수 없다. 최후의 거부감까지 없애기 위해 업체들은 고심한다. 홍채 인식은 눈을 스캐너에 바짝 대지 않아도 되도록 인식 기능을 향상시켰다. 최근 각광받는 것은 지정맥(指靜脈) 인식이다. 손가락 속의 정맥에 적외선을 쪼이면 정맥이 검게 나오는데 이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손바닥 정맥 인식법도 가능하다. 스캐너에 피부를 접촉하지 않아도 돼 위생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얼굴이나 귀 모양부터 심지어는 체취나 타자 습관까지 생체 인식의 대상에 포함된다.
이미 사용 중인 생체정보도 있다. 지문이다. 행정문서를 자동 발급받을 때나 공항 출국 심사 때 사람들은 손가락을 스캐너에 댄다. 한때는 지문 수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매우 컸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CCTV 확대나 일부 대학의 전자학생증 도입 당시에도 그랬다.
기술 발전에 따른 거부감은 편리함 속에 천천히 잊혀지는 모양이다. 망각해선 안 될 것들도 있다. 수많은 생체정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진짜 디스토피아가 되지 않으려면 기술과 시민의 소통이 필수다.
김유미 경제부 기자 warmfront@hankyung.com
[8/7] 2015 한경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 개막 D-8
[이슈] 40호가 창 보면서 거래하는 기술 특허출원! 수익확률 대폭상승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