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육상쟁' 롯데그룹주, 오를까 내릴까 … "과도한 주가 상승 기대 자제해야" 증권가 분석

입력 2015-08-02 10:53   수정 2015-08-02 11:05

[ 노정동 기자 ]
증권가에선 롯데그룹 '형제 간 분쟁'으로 인한 롯데 계열사들의 과도한 주가 상승 기대감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경영권 다툼이 펀더멘털(기초체력)과 큰 상관이 없는 데다 결론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2일 "아직 결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 계열사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은 자제해야 한다"며 "결론보다는 당장의 파급효과를 계산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이번 형제 간 분쟁이 향후 지분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롯데쇼핑은 경영권 다툼 소식 이후 2거래일 간 각각 6.55%와 5.74% 급등했다. 롯데제과 역시 이 기간 5% 넘게 올랐다.

증권가에선 롯데그룹 '형제 간 분쟁'이 결국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 확보에 달려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형제 간의 갈등이 평화적인 지분 배분에서 '승자 독식'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광윤사는 포장지나 판촉자재를 만들어 파는 기업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7.6%를 보유하고 있다. 광윤사의 주인이 곧 국내외 롯데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게 되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광윤사 지분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30% 안팎, 신동빈 회장이 25% 안팎, 신격호 총괄회장이 3~10% 정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형제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의 의중과 두 형제의 어머니인 하쓰코 여사의 지분 20% 향방이 앞으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쓰코 여사가 형제 중 한쪽으로 지분을 몰아주게 될 경우 사실상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하는 셈이기 때문.

차 연구원은 "일본 광윤사와 일본롯데홀딩스에 대한 신격호 회장의 지배권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중요할 것"이라며 "광윤사 등 주요 일본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확보 여부도 지배권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 지주회사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27.6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지분도 5.45% 가지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지분 19.07%를, 호텔롯데는 롯데알미늄 지분 12.99%를 가지고 있다. 일본알미늄은 롯데제과 지분 15.29%를, 롯데제과는 롯데쇼핑 지분 7.86%를 보유한 구조다.

호텔롯데는 다시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지분 3.21%, 8.83%를 가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신 회장이 13.46%, 신 전 부회장이 13.45%를 보유해 형제 간 지분 차이가 0.01%포인트에 불과하다. 롯데제과도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각각 5.34%, 3.96% 지분을 가지고 있어 차이가 크지 않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화 등을 감안할 때 롯데제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롯데제과가 보유한 관계회사 지분 성격이 지배 지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 보유 관계사 지분 가치를 산정할 때 기존에는 20% 할인율을 적용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할인이 아닌 할증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단순히 들고 있는 지분이었다면 앞으로는 그 가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롯데제과에 대한 목표주가를 210만원에서 243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양 연구원은 다만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회사 측 실적이나 사업 성장성 등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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