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조업을 포기하면 다른 무슨 산업이 있다는 것인가

입력 2015-08-02 18:01  

국내 20개 대표적 제조기업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96% 감소한 185조1349억원에 그쳤다는 한경 보도다. 영업이익은 무려 15.46%나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19개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은 겨우 2467억원이다. 이익 감소율은 무려 27.77%에 이른다. 물론 조선 ‘빅3’가 2분기 5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지만 한국 제조업의 추락세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참담한 심정을 넘어 아찔한 지경이다.

세계적 경기불황과 원화가치 급등 등 외부 환경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제조업 위기는 보다 내생적이며 구조적이다. 중국은 가격경쟁력에 기술력까지 갖추면서 이미 한국 업체들을 뛰어넘고 있다. 우리가 뛰어넘어야 할 상대인 일본 기업들은 기술 격차가 점점 커지면서 넘볼 수 없는 지경에까지 도달했다. 한국 제조업은 양적 성장의 정점을 찍었고 축소 단계에 진입했다는 암울한 보고서까지 나오고 있다. 제조업은 경쟁력을 잃었으므로 금융이나 서비스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은 포기해서도 버려서도 안 되는 중핵산업이다. 위기에 직면했을 때 제조업을 더욱 키운 국가만 살아남았다는 것은 독일이나 스위스 사례가 보여준다. 한때 금융이나 지식서비스업으로 성장하려 했던 미국조차 제조업이 회복되면서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최근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미국의 수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도 제조업의 힘이다. 제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내수를 회복시키며 기업의 투자를 이끈다.

제조업을 살리려면 무엇보다 낮은 노동비용의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독일이 온갖 압력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하르츠개혁’을 통해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고자 했던 것은 바로 노동 비용 때문이었다. 기술 혁신도 인건비를 줄여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새누리당에서 어제 올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한다. 제조업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중산층을 유지시키는 ‘저수지’다. 제조업을 포기하면 한국이 경영할 다른 무슨 산업이 있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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