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부천공장
모그룹 동부 구조조정으로 2013년 매각 대상에 올라
미국·중국·대만서 주문 몰려…가동률 3개월 연속 90% 넘어
"실적 좋아져 이제 빛 보는데 단순 하청공장 전락 우려"
[ 정지은 기자 ]
![](http://www.hankyung.com/photo/201508/2015080221951_AA.10327353.1.jpg)
조기석 동부하이텍 파운드리 영업본부장(상무)은 “녹색 불은 해당 기계가 ‘가동 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난해 월평균 60~70%였던 공장 가동률이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90%를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만 중국 등에서 파운드리 양산 주문이 급증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 상무의 표정은 금세 어두워졌다. 그는 “공장 가동률이 오르고 실적도 개선됐지만 웃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회사가 어디로 팔릴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동부하이텍은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13년 11월 매각 대상에 올랐다. 매각 작업은 1년8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말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업체인 SMIC와 인도 파운드리기업 HSMC가 인수 의사를 밝혔다가 철회한 이후 매각이 사실상 중단됐다. 공장에서 제품 불량을 점검하던 한 직원은 “밀려드는 주문에 뿌듯하다가도 외국에 팔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는 전자신호를 제어하고 계산하는 부품이다. 국내 반도체 대표 업체로 통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정보를 기억하는 장치인 메모리반도체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시스템반도체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파운드리만 전문으로 하는 국내 업체는 동부하이텍이 유일하다.
동부하이텍은 2001년 창립 후 14년 만인 지난해 처음 연간 영업이익 흑자(456억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도 18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조 상무는 “어렵게 키운 파운드리사업이 이제 빛을 보기 시작했는데 해외에 넘어갈 판”이라며 “기술 유출도 문제지만 해외 업체의 단순 하청공장으로 전락할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공장 곳곳에는 ‘파운드리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조 상무는 “파운드리산업은 전자제품의 여러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뒷받침해주는, 인체로 비유하면 모세혈관 같은 존재”라며 “이런 부분을 모두 외국에 의존하면 한국 반도체산업은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 공장의 월 생산량은 200㎜ 웨이퍼 투입 기준 4만8000장이다.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遐知?4만장에서 8000장이 더 늘었다. 충북 음성공장 생산량(4만2000장)까지 합치면, 두 공장의 월 생산량은 9만장을 넘는다. 한 직원은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이 기세를 몰아 계속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매각 이유인 그룹 유동성 문제도 해결된 마당에 꼭 매각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부천=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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