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엔저에 맥 못추는 수출…13대 수출 주력품목 중 10개가 감소
'수출 위축'서 계속스마트폰·가전·자동차…
경쟁력 약화 현상 뚜렷…향후 전망도 밝지않아
수입도 10개월째 감소…올해 '무역 1조弗' 불투명
[ 김재후 / 심성미 기자 ] 저(低)유가, 엔저 등의 영향으로 한국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2011년부터 이어온 ‘연간 교역액 1조달러 돌파’ 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7월 수출액이 466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올 1월부터 시작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된 것이다.
7월 수입액은 388억5000만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15.3%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한 수치다. 주요 원자재 수입단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7월 무역수지는 77억6000만달러로 4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 나타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란 분석이다.
수출과 수입이 7개월 연속 동반 감소해 올해 연간 교역액(수출액+수입액)이 1조달러를 돌파할지는 불투명해졌다.
우리나라의 교역액은 2011년(1조796억달러) 처음 1조달러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까지 안정적으로 1조달러를 웃돌았다. 올 7월까지 교역액은 576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적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교역액은 9883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최근의 수출 감소는 주력 품목과 주요 시장에서 두드러진다는 게 특징이다. 올 7월 한국의 13대 주력 수출품 가운데 10개 품목의 수출액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은 지난해 7월보다 16.0% 감소했고 가전과 자동차부품 역시 각각 17.5%와 10.7% 줄어들었다. 컴퓨터와 일반기계, 자동차 품목은 수출액이 각각 6.5%, 6.3%, 6.2% 감소했다. 13대 품목 중 7월 수출이 증가한 것은 선박(57.4%) 철강(16.4%) 반도체(6.6%) 등 세 품목뿐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세계 교역액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 데다 유가 하락, 엔화 약세 등 부정적 여건 탓에 한국 수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수출국에 대한 성적표도 좋지 않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기지가 있어 전자부품을 주로 수출하는 베트남과 최근 경기 회복세를 띠고 있는 미국 등을 제외하고 최대 수출국인 중국(-6.4%)을 비롯해 일본(-28%), 유럽연합(EU, -5.6%)에 대한 수출은 모두 감소했다. 오세환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요 시장에서 한국의 수출 주력 상품 경쟁력 저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수출 전망도 부정적이다.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하면 한국의 석유화학·석유 제 ?수출액은 지금보다 월평균 20억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산업부는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제재 해제로 이란이 원유 수출을 늘릴 것이란 기대심리에 유가는 추가 하락할 공산이 크다.
한국 수출의 기둥 역할을 해왔던 스마트폰 수출액 감소세도 뚜렷하다. 지난달 초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수출과 수입이 지난해보다 각각 4.7%, 14.4%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성화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이달 중 예정된 삼성 갤럭시S5노트, 기아 K5 등 휴대폰과 자동차의 신제품 출시,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그나마 수출 회복의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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