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게임 한류 없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입력 2015-08-05 18:09   수정 2015-08-0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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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조이 2015 텐센트 부스에서 소개중인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한류가 태동하던 10여년 전만 해도 중국은 불법복제와 짝퉁, 표절이 난무하던 시장이었다. 한국의 음악과 영화가 아무리 인기를 끌어도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중국에서 대박을 치고도 한국에서는 회사가 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시장조사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TV 채널만 2000개. 땅은 넓은 데다 각 지역마다 유행과 문화도 달랐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중국에서 돈을 버는 것이 과연 가능하기는 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했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중국 게임쇼 '차이나조이2015'에 참석한 한국 게임 관계자들이 처한 상황 역시 녹록지 않아 보였다. "솔직히 중국 게임사들은 이제 한국게임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왜 이렇게 많이 오셨죠?" 차이나조이 네트워크 파티에 참석한 한국 게임사 관계자는 이 말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한국 게임의 위상이 뻔졀Т鳴?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에도 중국에서 문화 콘텐츠로 성공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반짝 좋은 시절이 있기는 했다. 한국에서 온 가수라고 하면 실력과 관계없이 수 만명의 구름관중이 몰리고, 한국 온라인게임이 오픈만 하면 수십 만 명의 동시접속자가 밀려들던 시절이. 그때는 중국에 그만한 춤을 추는 가수가 없었고, 그만한 게임이 없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올해 차이나조이는 발전된 중국 모바일게임의 수준을 실감할 수 있는 전시회였다. 한 중국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1년이라는 시간차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지난해에 나온 게임과 올해 나온 게임은 차원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모바일게임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을 앞지르는 중이다. 그나마 한국이 더 낫다고 인정하는 것은 그래픽 정도다. 때문에 중국 퍼블리셔들은 "그래픽 소스만 달라"고 요구할 정도라고 한다. 다른 부분은 본인들이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역설이 배어 있다.

중국에서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현지화'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열악한 네트워크 환경 때문에 용량은 최대한 줄여야하고, 게임 도중 네트워크도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 한 중국 개발사 대표는 "한국에서는 게임을 다운받은 뒤 실행시키면 또 다운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국 유저들은 '이미 다운 받았는데 왜 또 받아야 하나'며 화를 낸다"고 말했다.

중국과 한국 게임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한국은 게임의 퀄리티에 집중하는 편이지만 중국은 '유저가 플레이하기 편안한 시스템'을 더 우선시한다. 와이파이가 뚝뚝 끊겨도 게임이 이어져야 한다. "중국에서 성공한 게임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리고 지금 그 편안한 시스템에 퀄리티를 무섭게 쌓아올리는 중이다.

그렇다고 한국의 게임 개발력 전체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넷마블의 '레이븐'의 경우, 이미 중국의 넷이즈와 퍼블리싱 계약이 이뤄지기 전부터 '한국의 1위 모바일게임'으로 관심을 모았다. 중국 기자들이 직접 "'레이븐'은 언제 중국에 서비스 되는가"며 넷마블에 문의를 하기도 했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는 중국에서도 항상 관심을 보이기 마련이다.

물론 텐센트라는 최강 '원톱'이 있고, 나머지 게임사를 모두 합쳐도 텐센트에 안된다는 말이 들려오기는 한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 게임의 추억, 개발력과 그래픽에 손짓하는 중국 게임사들도 적지 않다.

게임 한류는 없다지만, 차이나조이 현장에서는 게임 한류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중국 시장에 적합한 시스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갖출 필요가 있다. 손자의 말처럼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법이다. 한국 게임사들이 세밀한 준비와 현지화로 도전한다면 중국 시장도 난공불락의 요새만은 아닐 것이다. </p>

백민재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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