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소람 기자 ]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속에 롯데제과에 장기 투자해 왔던 영국 기관투자가가 최근 지분을 일부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경영 리스크 확대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에 대비해 매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제과는 영국계 투자회사인 실체스터인터내셔널인베스터스엘엘피가 지분 1만5369주(1.08%)를 장내 매도했다고 5일 공시했다. 이 중 3200주가량은 롯데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지난달 28일 이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은 7.99%에서 6.91%로 줄었다.
개별 지분 순위로는 롯데알미늄(15.29%)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6.83%)에 이어 세 번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부회장은 각각 5.34%와 3.95%를 갖고 있다.
실체스터인터내셔널인베스터스엘엘피는 전 세계 수백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영국계 투자 회사 실체스터인터내셔널인베스터스의 자회사다. 5년 이상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주로 기업 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2008년 롯데제과 주식 13만7946주(9.7%)를 취득한 이후 주가 등락에 따라 꾸준히 주식을 사고팔면서 차익을 실현해 왔다. 주가가 단기 급등했던 2011년 8월에는 총 1만128주를 팔아 지분율이 8.99%로 떨어졌다고 공시 杉? 2014년 8월에도 주식이 210만원대에 거래되자 1만4281주를 팔아 7.99%로 보유 지분을 낮췄다. 이 회사는 2011년 KT 주식도 1309만3693주(5.01%)를 취득해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실체스터가 롯데 경영권 분쟁 이후 주식을 집중 매도한 것은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체스터는 회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되면 주식을 사들이고, 오르면 처분하는 식으로 거래해 왔다”며 “롯데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주가가 떨어지기 전에 일부 지분을 집중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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