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인천도시공사도 발행 가능…부채감축 역행 지적
[ 강경민 기자 ] 정부가 연말부터 지방공기업의 공사채 발행 기준을 대폭 완화해 공사채 발행 규모를 2017년까지 5조원 늘려주기로 했다. 지방공기업의 부채 감축 기조에 따라 지방채 발행이 급감하면서 지역경제가 침체를 겪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행정자치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공사채 발행한도비율 조정·운영 계획 지침’을 지난달 말 각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냈다. 지침에 따르면 당초 2017년 기준으로 부채비율(자산 대비 부채 비율) 200%인 도시개발공사의 연간 공사채 발행한도는 230%로 높아진다. 공사채 발행한도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완화된다. 행자부는 2015년 부채비율 280%, 2016년 240%, 2017년 200%로 정해졌던 종전 공사채 발행한도를 각각 290%, 260%, 230%로 높일 방침이다.
지방공기업의 공사채 발행한도는 부채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의 당초 기준대로라면 2017년엔 부채비율이 200%가 넘는 도시개발공사는 지방채를 발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부가 2017년 부채감축비율 목표를 230%로 완화해 주면서 30%포인트가량 지방채를 더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15개 도시개발공사는 2017년까지 당초 3조4000억원에서 8조4000억원까지 5조원의 지방채를 더 발행할 수 있다.
김현기 행자부 지방재정정책관은 “기존 획일적인 부채 감축 목표와 연계한 공사채 발행한도 운영으로 인해 신규 사업이 억제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자부에 따르면 2013년 8조3000억원이었던 지방채 발행 신청규모는 2014년 6조원에 이어 올 상반기엔 9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작년 상반기(3조3000억원)의 27.3%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지방공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도시개발공사의 공사채 발행한도를 높여주겠다는 것이 행자부의 설명이다. 단기간 내 부채 감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방공기업의 의견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이번 방침이 지방공기업 부채 감축이라는 최우선 목표와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빚더미에 앉은 도시개발공사도 공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부채가 8조원을 넘어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인천도시공사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281.1%로 올해 말 종전 기준이 280%여서, 공사채를 발행할 수 없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기준을 290%로 높여주면서 공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정책관은 “도시개발공사 공사채 발행한도를 늘리는 대신 도시철도공사 및 다른 기타 공사의 부채비율을 줄여 전체 지방공기업 부채 감축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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