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실험 "세상에 없던 이마트 '발명'할 것"

이마트, 52주 발명 프로젝트 가동

발명위원회, 비밀연구소 구성…1년 내내 아이디어 발굴
가격 경쟁 넘어 가치 창출로 대형마트 '패러다임' 전환


[ 김병근 기자 ] “세상에 없던 대형마트를 발명해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격 할인이 아닌 이마트를 찾아와야 할 본질적인 이유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형마트가 단순한 가격 할인 경쟁에서 벗어나 기존 마트에서 경험할 수 없던 새로운 ‘생활의 가치’를 제공하는 곳으로 변신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날부터 ‘52주 발명 프로젝트’에 나섰다. 1년(52주) 내내 세상에 없던 상품과 서비스, 가격 등 새로운 가치를 발명하는 캠페인이다. 소비자가 ‘이마트가 달라졌다. 가고 싶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제공한다는 취지다.

발명의 재료는 전 임직원의 아이디어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집해 새로운 가치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1주일 단위로 수집한 아이디어를 분석한 뒤 이 대표와 본부장급 임원 10여명이 승인하면 바이어, 마케팅 등 일선 부서에서 구체화하게 된다.

이 대표는 “대형마트가 포화상태인 가운데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합리적인 가격 외에 고객의 생활에 새로운 가치를 얹어주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라며 “이마트타운처럼 지금껏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대형마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18일 경기 고양시에 문을 연 이마트타운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 생활용품전문매장 더라이프 등 전문몰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유통 공간이다. 이달 5일까지 49일 동안 83만명이 방문하고 4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다.

‘제2의 이마트타운’을 만들기 위해 서울 성수동 본사에 ‘이마트 비밀 연구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연구소를 각종 편의시설과 컴퓨터 등으로 꾸민 뒤 쉬면서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임직원 모두가 연구원이라고 생각하고 고객이 진정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밀스러운 생활의 가치를 찾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의 아이디어 제안을 장려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발명 ABC’도 내놓았다. 기존 상품과 서비스를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바라보고(again) 업태의 경계를 허물어 생각하며(borderless),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creation)해 발명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의미다. 아이디어가 채택된 직원들에겐 포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비밀 연구소 전용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소비자가 새로운 가치를 개발하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발명 결과물은 매주 신문과 영화관, 케이블 TV, 매장 내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선보일 예정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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