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형 카지노 복합리조트 늘려야

입력 2015-08-07 18:10  

"4~5곳 선정해 민간 자율경쟁 유도
한류콘텐츠 어울린 즐길거리 접목
지역사회와 상생프로그램도 필수"

이승곤 < 경희대 교수·관광학 >



지난 2월 정부는 국내 경기의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업자 두 곳 내외를 추가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가 1조원을 넘는 정부의 ‘콘셉트 제안요청’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34개 업체가 지난 6월 말 사업자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외국인 전용카지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내국인 출입을 유일하게 허용하는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 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대비 수익성을 고려하면 이렇듯 전국적으로 관심을 가질 일은 아닌 듯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 업체는 내국인 출입을 불허하는 한국의 외국인 전용카지노 시장을 고려하면 투자 규모가 3000억원을 초과할 경우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카지노 중심의 복합리조트가 한국에서 커다란 산업으로 재편되는 시점에 카지노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외국인 전용카지노 정책이 시행착오 없이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도 꼼꼼하게 짚어야 한다.

싱가포르는 카지노 복합리조트 유치로 일자리 창출, 세수 증가, 해외 관광객 유치 등의 효과를 얻으며 관광 강국으로 부상한 사례다. 관광수입이 2009년 약 2억100만싱가포르달러에서 2013년 약 54억7100만싱가포르달러로 약 27배 증가했으며 6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2011년 복합리조트 업체인 마리나베이샌즈가 납부한 세금 5300억원은 의료, 교육, 장애인 등에 대한 복지사업에 투입됐다. 복합리조트 운영에 필요한 입점 및 협력 업체들도 매출이 뛰었고 주변 상권도 활성화됐다.

싱가포르 사례를 감안할 때 한국도 초기 단계부터 카지노 시설 외에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포함해 다양한 한류 콘텐츠가 어우러진 한국형 복합리조트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외국 카지노 고객들만을 위한 복합리조트는 성장에 한계가 있으며,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의 요구는 물론 국내 관광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정부는 입지 선정부터 외국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을 목표로 접근성 및 사업 수익성 등을 분석해 최적의 사업지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해외 여행객 제한 등 대외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선 연간 200만~300만명의 내국인 여가수요가 확보된 입지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 복합리조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카지노 이외의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 부대시설의 수익성도 중요한 판단요소가 돼야 한다.

둘째, 복합리조트 사업자 수를 늘려야 한다. 카지노 복합리조트의 필수적인 성공 요인이 대형화·집적화·복합화라는 점은 이미 마카오, 싱가포르, 라스베이거스의 사례에서 검증됐다. 경쟁국과 국내총생산(GDP)만 비교하더라도 한국은 1조4351억달러로 마카오 555억달러, 싱가포르 2961억달러보다 훨씬 높다. 싱가포르와 GDP가 비슷한 필리핀(3080억달러)도 마닐라 엔터테인먼트 시티 내 4개의 사업권을 부여했다. 복합리조트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국가 경제 규모, 국내 투자 활성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업권을 4~5개로 늘리고 국내외 민간사업자의 자율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선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복합리조트 입지 여건도 중요하다. 일자리의 일정 부분을 지역사회에 제공하고 해당 지역 내 음식점, 숙박시설 등 관련 업종과 연계해 발전할 때 정부가 의도하는 경제 활성화 효과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승곤 < 경희대 교수·관광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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