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단독] 일성신약 등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가격에 반대

입력 2015-08-0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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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8월07일(17:3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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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반대해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에 대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일성신약이 주식매수청구가격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성신약은 법무법인 자문을 받아 법원에 주식매수청구가격에 대해 조정신청을 낼 것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함께 가격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역시 조정신청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달 1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완료를 앞두고 또다른 법적 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일성신약은 지난 4일 삼성물산에 보유주식 2.12%, 윤석근 대표를 비롯한 일성신약 대주주 일가는 보유주식 0.25%에 대해 주식매수를 청구하면서 주당 매수청구가격 5만2734원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일성신약측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조만간 법원에 조정신청을 낼 계획이다. 엘리엇도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 4.95%에 대해 회사에 매수를 청구하면서 반대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낫? 엘리엇이 전날 홍보대행사를 통해 “주주로서의 권리와 투자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달 임시주총 결과 등에 대한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은 주식매수청구가격에 대한 조정신청 등 움직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현행 상법상 주식매수청구가격은 주주와 회사가 협의 하에 정하게 돼 있다. 상장사들의 주주들은 회사가 일일히 협의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에 통상 회사가 먼저 공시를 통해 주식매수청구가격을 제시하고 이 가격을 기준으로 주주가 매수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가격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한 후 법원에 조정신청을 낼 수 있다.

일성신약은 2013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주식을 교환하는 과정에서도 보유하고 있던 외환은행 주식에 대해 매수청구가격을 올려달라며 법원에 조정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일성신약과 엘리엇이 조정신청을 내더라도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비율 뿐만 아니라 주식매수청구가격도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됐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3월26일부터 5월23일까지 2개월 동안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주식매수청구가격을 산출했다.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높다는 점도 일성신약과 엘리엇에 불리한 점이다. 삼성물산은 7일 전날에 비해 2900원 떨어진 5만2300원에 장을 마쳤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주주가 법원에 조정신청을 낸 후 기존 회사가 제시한 가격을 바꾸지 못할 경우 현금 뿐만 아니라 합병 법인의 주식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 경우 엘리엇이 합병 삼성물산의 신주를 받아 계속 삼성측을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주식매수를 청구한 주주가 현금 대신 주식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주식매수청구를 했다는 것은 이미 돈으로 달라는 법적인 절차를 밟은 것이기 때문에 신주를 받을 권리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성신약과 엘리엇이 합병무효의 소송 등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현행 상법상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합병기일 후 6개월까지 합병무효의 소송을 낼 수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기일이 9월1일이기 때문에 소송은 내년 3월까지도 가능하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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