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종현 기자 ] 광복 70주년 특별사면(특사) 대상자 확정을 앞두고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총수가 특사 후보로 거론되는 SK그룹과 한화그룹, LIG그룹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재계에서는 이들 그룹 총수가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해당 그룹은 안심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들 그룹은 “총수 부재나 집행유예로 책임경영이 힘들다”며 “경제 살리기에 앞장설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수감 중인 SK는 “최 회장 부재로 인한 그룹의 경쟁력 약화를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SK 고위 관계자는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이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싶어 하지만,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인 최 회장이 없어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집행유예 상태인 김승연 회장이 사면 대상에 반드시 포함돼야만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김 회장은 2014년 2월 파기환송심에서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특별경제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김 회장은 집행유예 확정 판결로 6개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모두 사임했다. 특경법상 취업제한 규정 때문이다. 따라서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대표권이 없기 때문에 책임경영이 힘든 상태라고 한다. 입출국도 자유롭지 못하다.
재계 관계자는 “집행유예 상태면 감옥에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문제냐는 일각의 주장이 있지만, 이는 기업 현실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신규사업 등 중요한 의사결정 및 이를 실행할 때 합법적 책임경영의 한계가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한화는 이라크 정부가 2014년 7월 발주한 7조원 규모의 주거복합단지 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뛰고 있지만, 김 회장 출국이 자유롭지 않아 현지 유력인사들과의 접촉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중소 협력업체 직원 1000여명을 고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김 회장은 방위산업을 하면서 미국 정계의 고위층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다”며 “한·미 외교동맹 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분”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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