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국내의 기대와 달리 북측은 이 여사의 방북을 약속했었기 때문에 이행했을 뿐, 애초 이 여사와 김 제1위원장이 면담을 가질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실제 준비 단계부터 북측은 적극성이 없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정부가 (이 여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것처럼 이야기하면 북측도 부담되고, 성사되지 않았을 때 후유증이 크기에 개인 자격 방문이라고 말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대중평화센터측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김 제1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만으로 이 여사의 방북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방북의 의미를 오히려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허영일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통일부가 개인자격을 강조하면서 이 여사의 전문적 식견을 활용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화의지도 반영되지 않은 탓에 면담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이 여사의 방북 수행단 관계 渼?"김 위원장과의 면담도 (북측과) 논의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러 가지 사정이 있지만 그 부분은 다음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기대하고 갔지만 성사되지 못해 매우 아쉽다"며 "그러나 이 여사가 남과 북 모두에 협력· 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은 큰 성과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여사의 김 제1위원장 면담 불발이 북한내 6·15 세대의 완전한 교체를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6·15 남북공동선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것이지 자신의 것이 아닌 만큼 현 시대에 맞는 새 판을 짜겠다는 김 제1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됐을 수 있다"면서 "새로운 판의 핵심은 북한의 핵보유 인정일 것이나 한국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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