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도 점유율 전쟁 가세
폭스바겐·GM, 가격인하 맞불
中 토종업체와 시장쟁탈 공방
신형 차종 잇따라 투입
딜러망 확대 등 마케팅 강화
[ 강현우 기자 ]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중국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격을 큰 폭으로 내렸다. 중국 토종업체들의 저가 SUV 공세로 판매가 줄자 가격 인하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9월과 10월 각각 신형 투싼과 신형 K5를 중국시장에 투입하면 지난달 7%대로 떨어진 점유율이 다시 두 자릿 수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형 스포티지 900만원 인하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지난 7일부터 구형 스포티지(현지명 스파오·국내에선 2009년 단종) 판매가를 5만위안 내렸다. 15만9800위안(약 2998만원)~19만6800위안(약 3692만원)이던 스파오 가격은 10만9800위안(약 2600만원)~14만6800위안(약 2754만원)으로 30% 이상 낮아졌다. 기아차는 한국에서도 판매 중인 스포티지R(현지명 즈파오) 가격을 2만위안 인하했다. 즈파오 2.0의 가격은 기존 16만4800위안(약 3092만원)에서 14만4800위안(약 2716만원)으로 떨어졌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도 5일부터 중국에서 싼타페 판매가를 1만~3만위안, 투싼은 2만위안 내렸다. 가격 인하 전 싼타페는 중국에서 평균 31만위안(약 5800만원), 투싼은 21만위안(약 3900만원) 수준이었다.
이번 할인 폭은 현대·기아차가 2002년 중국에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이 같은 할인은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구모델 판매를 촉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지난 3월 출시한 신형 투싼을 내달 초 중국에 투입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내달 국내에 선보일 신형 스포티지를 내년 초 중국에 내놓을 방침이다.
현대·기아차가 할인 대상을 SUV로 한정한 것은 최근 SUV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중국 자동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중국 승용차시장 규모는 1009만대가량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4.8% 커졌다. 이 가운데 세단은 578만대로 5.9% 줄어든 반면 SUV는 266만대로 45.9%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저가 SUV를 앞세운 중국 토종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26%에서 올 상반기 32%까지 확대됐다. 상반기 판매량 17만2000여대로 SUV 1위인 창성자동차의 하발 H6는 1.5L 최고가 모델이 14만5800위안(약 2735만원)이다. 3위인 장화이자동차의 S3는 최고가가 8만4800위안(약 1591만원)이다. 현대·기아차가 할인하기 이전과 비교하면 스포티지R이나 투싼의 절반 가격이다.
이 같은 가격 공세에 밀린 현대·기아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0.4%에서 올 상반기 9.2%로 내려갔다. 월별 판매량도 지난 6~7월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줄었다.
○“중국 맞춤형 차종 지속 투입”
폭스바겐과 GM 등 외국 업체들은 현대·기아차에 앞서 가격 할인 경쟁에 들어갔다. GM도 11개 차종 가격을 1만위안(약 188만원)~5만4000위안(약 1018만원)씩 내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너무 싼값에 차를 팔고 있는 데다 글로벌 업체들도 할인에 나서고 있어 동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시장에 적합한 차종을 투입하고 딜러 지원을 확대하는 등 중장기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중추절, 국경절 등 연휴가 몰려 있어 자동차 성수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9월 신형 투싼, 10월 신형 K5 출시로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매년 중국시장에 특화한 신차를 4~5개씩 투입해 전략 차종을 다양화하고, 저가 소형 SUV·세단부터 고급 대형차까지 라인업을 재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또 1700여개인 중국 내 딜러를 내년까지 2000여개로 늘리고 중서부 지역과 소도시 딜러를 집중적으로 확보해 중국 판매망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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